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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특수소재 전문업체인 코닝사가 기술 혁신의 심장부인 설리번파크 연구개발(R&D)센터를 19일(현지시간) 한국·중국·대만 등 아시아 기자들에게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코닝은 이날 스마트폰 화면의 깨짐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고릴라 글라스4' 출시하면서 기술력 과시 차원에서 그동안 꺼리던 내부 연구시설을 부분적으로 개방했다.
이날 찾은 코닝시의 외관은 뉴욕주 중부의 전형적인 시골 동네에 불과했다. 하지만 1908년 설립 이래 100여년간 코닝사의 기술 혁신과 기업 미래를 책임져왔던 설리번파크 R&D센터의 안으로 들어가자 코닝시가 첨단 소재산업의 본산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코닝시 인구는 1만여명에 불과하지만 코닝 직원만 2,000여명에 달한다. 여러 전시실에는 코닝과 경쟁사의 제품이 비교 전시돼 있었다. 또 소형 용광로에서는 코닝의 특수 강화 유리인 '고릴라 글라스'가 일반 유리제품보다 350도나 더 뜨거운 1,650도의 온도에서 선을 보였다.
특히 스마트폰 화면 파손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기가 뜨거웠다. 여러 높이나 다양한 각도에서 스마트폰에 충격을 줘 깨지는 각도를 현미경으로 연구하고 있었다. 또 휴대폰을 자동차 키나 스위스 만능 칼 등과 함께 주머니에 넣은 뒤 화면 긁힘을 연구하는 작업도 한창이었다. 연구를 위해 중고 스마트폰은 물론 대당 700~800달러짜리 신형 스마트폰마저 깨뜨릴 때는 마음이 아프다는 게 코닝사 직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작업의 결과로 코닝사는 글로벌 첨단 소재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코닝은 올해도 예상 매출의 8%, 매출총이익의 17%에 해당하는 약 8억 달러를 R&D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특히 코닝사는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R&D 투자로 유명하다. 가령 1990년대 후반 초고속통신망을 장악한 광섬유 기술은 코닝사가 1970년대 개발한 것이다. 또 1970년대 초 코닝사가 개발한 유리제조 기술 '퓨전 공법'은 2000년 이후 능동형 LCD 개발로 이어졌다. 찰스 크레이그 과학 기술 및 행정 담당 수석 부사장은 "주요 고객과의 공동 작업, 특별한 재료와 연구 과정, 경쟁력 있고 환경친화적인 기술, 도전정신 등이 성공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고릴라 글라스4'도 코닝이 혁신의 상징으로 내놓은 커버유리 제품이다. 1m 높이에서 시멘트 바닥에 여러 번 떨어뜨렸을 때도 80%의 제품이 파손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스마트폰 사용자의 최대 불만 사항인 화면 파손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07년 첫 출시된 '고릴라 글라스'는 충격과 긁힘에 강한 특수유리 시리즈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등에 이미 30억개가 팔렸고 앞으로 2년간 20억개의 추가 판매가 예상된다는 게 코닝의 설명이다.
/뉴욕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