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8년간 가짜돈으로 생활한 위조지폐범

5000원권 2억5000만원어치 써

대학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전공한 A씨는 사업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되자 전공을 살려 돈을 직접 만들어 쓰기로 결심했다. A씨는 위조감별 체계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5,000원짜리 지폐를 위조하기 위해 자택 은근에 작업실까지 마련했다.

2005년부터 시작된 화폐 위조범 생활은 8년 동안이나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2억원을 웃도는 위조지폐가 사용됐지만 그의 범죄 행각은 수사 당국에 포착되지 않았다. 홀로그램은 물론 뒷면에 비치는 율곡 이이 선생의 그림자 효과까지 정밀하게 위조한 터라 은행 본사에서도 뒤늦게 위폐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A씨의 범죄 행각은 한 차례 범행을 저지른 곳에서 추가 범행을 시도하면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5,000원권 수만장을 위조해 상점 등에서 사용한 혐의(통화위조 및 사기)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5년 3월부터 최근까지 8년에 걸쳐 5,000원권 5만여매(2억5,000만원어치)를 위조해 슈퍼마켓이나 철물점 등에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사업실패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자 범행을 계획했으며 가짜 돈을 주로 가족 생활비로 사용했다. 전국 각지의 구멍가게에서 위조지폐를 사용했으며 위조 사실이 발각될까 우려해 일부러 구겨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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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이나 이어진 A씨의 범죄는 한 차례 피해를 입었던 가게 주인의 신고로 마무리 됐다.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구멍가게에서 똑같은 수법으로 잔돈을 바꾸려다 주인 할머니의 신고에 덜미를 잡혔다. 이 가게는 1월에도 위조지폐로 껌 한 통을 사고 거스름돈을 챙겼던 곳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주인 할머니가 은행에서 위조지폐라는 사실을 통보 받고 지폐 일련번호를 적어뒀다가 이번에도 비슷한 남성이 동일한 일련번호의 지폐로 물건을 사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며 "할머니의 기지로 신출귀몰한 위조 지폐범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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