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 영화] 투가이즈

티격태격 두남자, 찰떡 콤비로 변신

9일 개봉하는 ‘투 가이즈’는 제목부터 솔직한 영화다. 티격태격 두 남자가 위기 속에서 찰떡궁합 콤비로 진화한다는 전형적인 버디무비. 여기에 포스터 전면에 대문짝만하게 찍혀 있는 “우리가 왔다!”라는 광고 문구는 이 영화가 관객에게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단박에 보여준다. 그 어떤 내용을 설명해 봤자 “박중훈과 차태현이 나온다”는 흥행성을 능가할 수 없다는 걸 영화는 잘 알고 있다. 룸싸롱에서 대리운전을 하는 훈(차태현)은 카드깡으로 빚독촉에 시달리지만 갚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철면피. 그런 그 앞에 무서운 해결사 중태(박중훈)이 나타난다. 첫 만남부터 훈을 사정없이 패는 중태는 “하루 안에 돈을 갚지 않으면 콩팥을 떼어버리겠다”고 협박하며 그림자 미행을 위해 훈의 대리 운전차에 동행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최첨단 반도체를 가로채려는 국제 스파이 조직의 살인사건을 목격하면서 반도체가 둘의 수중에 들어온다. 일순간 수사팀과 스파이 모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둘은 한 편이 되고 반도체를 둘러싼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영화는 시종일관 둘의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다. 한없이 유치하고 장난스럽기만 한 그들은 서로를 입으로 물어뜯고 비누를 밟아 욕실에서 넘어지다가 여탕에 들어가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는 이내 소방호스를 타고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비현실적인 것이 당연하다. 오로지 웃기기로만 작정한 영화는 중태가 금고털이 지선(한은정)의 가슴을 움켜쥐면서 단 한명의 여성캐릭터마저 ‘남자들(가이즈)’을 위한 장난감으로 전락시킨다. 두 배우에만 기대다 보니 영화는 그들에게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박중훈은 입으로 웃기고, 차태현 또한 천방지축 까불대는 이미지에서 전혀 벗어날 줄 모른다. 셀 수 없이 많은 코미디 장면이 나오지만 서로간의 끈끈한 연결성 없이 따로 떨어져 ‘TV 개그 코너’를 조합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물론 2시간 생각 없이 실컷 웃기만을 원하는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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