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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벤 버냉키의 목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지명자는 미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앨런 그린스펀 현 의장의 정책을 계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린스펀과는 다르게 인플레이션의 허용치를 미리 정하는 ‘인플레이션 목표제’ 시행을 명료하게 주장했다. 인플레이션 목표제는 FRB가 경제적 충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능력을 끌어 모으지 않아도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대한 기대감을 미리 안정시킬 수 있다. 그리고 FRB의 ‘이중 과제’인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FRB의 통화정책은 이미 시장에서 높은 수준의 신뢰를 얻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 변동성은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도입한 나라들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변동성을 줄이고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면 경제가 누릴 혜택은 크다. 폴 사베인 민주당 상원의원을 포함한 몇몇 비판자들은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도입하면 FRB가 고용창출은 도외시하고 물가안정에만 매달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FRB가 고용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다. 지난날 그린스펀 의장은 인플레이션 목표제가 FRB의 경제충격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상황에 대해 별로 염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 이 제도를 도입한 나라와 그렇게 하지 않은 나라의 중앙은행들은 정책을 실행함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FRB는 이미 내부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설정하고 있다. 단지 그것을 시장에 얘기하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이것을 미리 시장에 알려주는 것은 FRB의 정책운영 과정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길이 된다. 동시에 FRB의 갑작스러운 정책변경으로 입게 될 시장의 충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가 적절한 인플레이션 목표치인지, 변동폭을 어느 정도로 설정해야 하는지 등의 기술적인 논의는 필요하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도입하자는 버냉키의 주장은 옳다. 버냉키는 앞으로 FRB 내에서 동료들과 함께 이 제도를 점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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