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회장, LG전자지분 25%까지 높이려면 최소 1조5,000억 필요LG 구본무(具本茂) 회장이 내년 상반기까지 LG전자의 지분을 20~25%까지 높이려면 具회장이 얼마나 「돈보따리」를 풀어야 할까. 현 주가 등을 고려할 때 최소한 1조5,000억원 가량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具회장은 최근 LG전자와 LG정보통신의 합병 계획과 관련, 사전에 LG전자 주식을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8일 증권거래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룹 주력 계열사에 대한 안정 지분 확보를 위해 지분율을 내년 상반기까지 20~25%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具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LG전자 보유 주식수는 지난 5월말 현재 1,356만주(지분율 12.64%)에 머물고 있다. 반면 LG정보통신 주식은 집계 자체가 되지 않을 만큼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이전 LG전자의 발행 주식수는 우선주를 포함해 1억2,643만주. 또 LG정보통신 주식수는 3,090만주.
양사의 주식 병합비율은 LG정보통신 주식 1주를 LG전자 주식 2.1216주로 교환해주기로 해 통합법인의 총 발행 주식수는 대략 1억9,198만주가 된다.
다만 LG전자가 LG정보통신과 합병되면 주주 보호를 위해 보유중인 LG정보통신 주식 837만주(지분율 27.1%)를 LG전자 주식으로 전환한 후 전량 소각키로 해서 통합법인의 주식수는 소각분만큼 줄어들어 1억7,422만주가 된다.
이에 따라 통합법인에 대한 具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7.78%선.
具회장이 통합법인의 지분을 20%이상으로 늘리려면 12.22%에 해당하는 2,129만주를 추가 매입해야 한다. LG전자의 9일 종가 주당 3만1,650원을 적용하면 具회장 및 특수관계인은 앞으로 총 6,738억원을,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예상 주식가격 5만원선을 적용하면 1조600억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증시 관계자는 『具회장 등이 LG전자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면 통합법인의 주가는 현재 LG전자 주가보다 상당히 높은 선에서 형성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주식 매집이 본격화될 경우 산술적으로 계산된 6,000억~1조원 정도의 자금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具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LG전자 및 정보통신 통합법인의 주식을 원하는 지분만큼 얻기 위해서는 줄잡아 1조5,000억원을 훨씬 웃도는 개인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 관계자는 『양사의 합병 작업이 진행되면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이 주식을 具회장 등이 매입한다면 추가 부담이 높지 않은 선에서 원하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입력시간 2000/06/1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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