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특별성명을 통해 새누리당에 고위비상대책회의를 제안했다. 그는 담화문에서 "지금은 모든 정치력·행정력·공권력을 총동원하는 초당적 범국가적인 비상대처가 필요하다"며 "메르스 및 가뭄 국난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체계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여야정 고위비상대책회의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며 "무능과 혼선만을 드러낸 장관과 보건당국은 사태가 수습되고 나면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책임론도 꺼내 들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문 대표의 여야정 고위비대위 구성 제안을 거부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초당적으로 협력해 이미 메르스 대책특별위원회가 활동 중인데 다시 다른 것을 만든다는 것은 안 맞는다"면서 "그 기구가 역할을 하도록 도와주는 게 지도부가 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여야는 다만 추경과 관련해 '메르스 맞춤형 추경'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문 대표는 이날 담화문에서 정부의 무능 보전용인 '세입보전 추경'이 아닌 메르스와 가뭄, 그리고 민생고 해결을 위한 '세출증액 추경'과 '법인세 정상화' 등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세입확충 방안 동시 마련,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과 청년 일자리 등을 중심으로 맞춤형 추경을 제시했다. 이는 김 대표가 지난 15일 "가계부채도 급증하는 만큼 과거처럼 막연한 추경 편성 같은 재정정책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렵고 국가부채만 늘어난다"며 "전략적이고 맞춤형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사실상 대규모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메르스가 조기에 종식된다고 해도 이미 우리 경제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면서 "추경을 포함한 적정 수준의 경기보강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경기부양형 대규모 추경 방침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