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도덕성 논란 인수위의 사필귀정


"계속 계시는 겁니다. 연락 없으셨어요."(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

홍기택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의 NH농협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겸직을 두고 금융권에서 뒷말이 많다. 그의 말처럼 '7주짜리 인수위'를 위해 대형 금융지주사 사외이사직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쉬울 것이다. 금융권에서도 "심정적으로는 이해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도덕성의 문제다. 인수위법에 겸직을 막는 규정은 없지만 홍 위원이 담당하는 경제1분과는 금융위원회를 밑에 두고 있다. 실세로 꼽히는 안종범 의원이 인수위에 금융전문가가 없다는 기자들에의 질문에 "홍기택 교수가 금융전문가"라고 답할 정도다.


홍 위원은 본지를 포함해 타 언론에서도 겸직 문제를 제기하는 데도 별다른 행동이 없다. 사퇴는커녕 누릴 수 있는 권리라고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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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NH금융지주에도 좋지 않다. 홍 위원은 지난 8일 "(농협에서의 활동이)농협의 문제점 파악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기자에게 문자를 보내왔다. 뒤집어 보면 이사회에서 알게 된 경험을 바탕으로 인수위 활동을 하겠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홍 위원이 내부정보를 이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며 홍 위원을 변호하기 바쁜 NH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도 모르고 업무를 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홍 위원의 행보는 도덕성 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창중 대변인이 임명되자마자 직접적인 연관성도 없는 대우조선해양의 사외이사를 내놓은 것은 그가 뭘 몰라서는 아닐 것이다.

이제라도 겸직논란을 해결하지 않으면 이번 인수위는 도덕성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시시비비를 따져봐야 하지만 인요한 인수위 국민대통합 부위원장이 교비전용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것도 인수위에는 부담이다. 이런 일이 쌓이면 비난의 화살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가게 돼 있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실책이 '인사'였고 주변 인사들의 밥그릇 챙기기가 정권 끝까지 대통령을 괴롭혔던 것을 인수위원들은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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