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위기의 중소기업, 이제부터 시작이다

2008년 새해가 밝았다. 쥐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부자로 산다는 옛 말이 있듯이, 쥐띠해인 올해는 그야말로 ‘희망의 해’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은 많은 사람들은 희망을 갖고 저마다 결심을 한다. 아마도 올해 많은 사람들은 새해 소망으로 무엇보다도 경기가 좋아졌으면 하는 바램을 들었을 것이다. 올해 출범하는 새 정부도 ‘경제에 올인 한다’는 전략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2007년은 중소기업에는 특히 힘든 한 해였다. 지난해 우리 경제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양극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너무 컸다는 말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는 4% 후반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원자재 가격상승, 환율 변동, 고유가 등으로 인해 조선ㆍ정보기술(IT)ㆍ전자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0여년간 일본과 한국의 균일가 생활용품 관련 사업을 진행해온 필자와 협력 관계를 맺은 국내 중소기업들 중 상당수가 공장을 내놓거나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의 제3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겨갔다. 필자도 환율이나 원자재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이 고정돼 있는 균일가 제품의 특성상 상품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중국ㆍ동남아시아ㆍ러시아ㆍ일본 등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인재 유치다. 산업 동향을 파악하고 기술개발에 투자를 하려고 해도 중소기업에는 늘 인재가 부족하다. 20대 청년실업자는 넘쳐나고 있는데 중소기업은 사람이 모자란다. 중소기업에 가느니 차라리 실업자로 남아있으려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제조업에 대한 기피 경향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산업 연수생을 비롯한 계약직ㆍ파견직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늘고 기술축적이 어려워져 생산성 향상에도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경제선진국 일본의 경우 잃어버린 10년의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원동력을 제공한 것은 중소기업들이다. 필자가 업무상 만난 많은 일본 중소기업들 중에는 작은 기술과 상품에도 혼을 불어넣는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많다. 이들 중소기업은 일본 제조업의 기본정신인 ‘모노쓰쿠리(좋은 제품 만들기)’와 ‘히토쓰쿠리(인재 만들기)’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인재활용과 생산품목 다변화 등 신상품 개발을 통해 어려움을 헤쳐나갔다. 일본 중소기업은 대기업에서 퇴직한 경력자를 채용하고 업무와 연구를 겸업 혹은 산학 연계를 통해 기술혁신과 연구자원을 보충했다. 그러나 아이디어 개발과 기술 투자로 오래전부터 승부해온 일본 중소기업에 비해 투자가 부족하고 생산성이 일본의 1/3에 불과한 국내 중소기업이 당장 자체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부의 지원정책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점차 불식시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경제가 어렵다고 하나 여전히 우리 경제는 국내총생산(GDP)나 교역 규모에서 11ㆍ12위권이고 외환 보유액 세계 5위를 점하고 있는 등 경제 강국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게다가 신성장동력인 IT 부문에 있어서는 인구 100명당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 4위, 정보화 지수 3위인 정보 초강국이다. 따라서 우리가 스스로 우리 경제를 과소평가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새 정부도 중소기업을 경제정책의 화두로 연평균 경제성장률 7%를 달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예측이란 어디까지나 일정한 가정을 두고 있어서 실제와 일치 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이러한 예측치가 맞았으면 하는 바람이 필자만의 희망은 아닐 것이다. 분명한 것은 어려운 시절을 견디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는 것이다. 쥐띠해 무자년을 맞아 어려운 상황을 전화위복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모두가 쥐처럼 부지런하고 현명하게 움직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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