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단체, 네팔인질 12명 살해
안사르 알 순나 살해동영상 올려… 한명은 참수 나머진 총살24일 한국군 파병 테러 경고 테이프 보낸 단체
네팔, 인질 살해소식에 충격과 비탄
무장단체 "불교 믿는 이교도라 살해했다"
알 카에다와 연계된 이라크 내 테러조직 안사르 알 순나는 지난 20일 납치한 네팔인 근로자 12명을 모두 살해했다고 31일 밝혔다.
안사르 알 순나는 이날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 인질 한 명을 참수하고, 나머지 11명은 한 사람씩 머리 뒤에서 총을 발사해 살해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라크 인질 납치 살해사건 중 최악의 참사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슬람 교도와 싸우기 위해 조국을 떠난 12명의 네팔인에게 신의 판결이 이행됐다"며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이란 명목 하에 무슬림에 대한 사악한 십자군 전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 29일 네팔인 인질 12명이 여권을 쥐고 "네팔 근로자는 이라크에 오지 말라. 미국이 거짓말을 했다"고 호소하는 동영상을 올린 바 있다.
20일 납치된 네팔인 12명은 요르단 회사에 고용되 청소부 요리사 등으로 이라크를 찾은 단순 근로자이며 네팔은 이라크 파병국도 아니다.
안사르 알 순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결성된 테러조직 안사르 알 이슬람의 분파로, 24일 하부 조직인 '블랙베너'를 통해 한국의 이라크 파병에 대한 보복 테러를 경고하는 내용의 비디오테이프를 KBS에 전달한 바 있다.
북부 티크리트에선 31일 '공포 여단' 명의로 이스라엘의 첩보요원 3명을 처형하고 1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는 벽보가 나붙었다.
한편, 26일 이탈리아 기자 엔조 발도니를 살해한 이라크 이슬람군은 30일 납치한 프랑스 기자 크리스티앙 세노스, 조르주 말브뤼노의 처형 시한을 31일로 하루 연장했다.
세노스와 말브뤼노 기자는 30일 "프랑스가 이슬람에 선의를 보이지 않으면 우린 희생될 것"이라고 절규했다.
/이동준 기자 djlee@hk.co.kr
입력시간 : 2004-09-01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