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의식조사] "급여·복지 불만" 공직사회 흔든다
서울경제-현대경제연구소 공동 설문
서울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정치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조직인 공무원사회 구성원들의 의식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은 중앙 26개 기관(서울시 포함)소속 2~5급 간부 422명이다. 조사기간은 2000년 12월18~22일.
다음은 설문에 응한 부처(무순)
▦국무총리실 ▦재정경제부 ▦교육부 ▦외교통상부 ▦행정자치부 ▦산업자원부 ▦노동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건설교통부 ▦농림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특허청 ▦산림청 ▦조달청 ▦철도청 ▦중소기업청 ▦관세청 ▦통계청 ▦서울시
"벤처바람이 한풀 꺾였다지만 아직도 기회만 닿는다면 공직생활을 훌훌 털고 '새 길'을 가겠다는 젊은 그룹이 대다수 일겁니다"
과천 경제부처 P사무관(34)은 공무원사회의 동요는 인터넷ㆍ벤처로 대변되는 외부 충격보다는 내부 침체에서 비롯됐다고 단언한다. 외풍은 탈(脫)공직바람을 부른 일종의 촉진제역할을 했다는 것이 P사무관의 생각이다.
◇절반이 공무원 그만두고 민간기업으로 옮긴다
공무원사회의 동요는 자뭇 심각하다.공무원 10명 가운데 5명은 민간기업이나 단체에서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제의가 온다면 응하겠다고 나타났다.
응답자 418명 가운데 6.5%는 '적극 응하겠다'고 답했고, 45.2%는 '조건이 맞는다면 옮기겠다'고 대답, 흔들리는 공직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남는다는 응답도 절반에 가까웠으나 굳이 따진다면 옮기겠다는 응답이 4.5%포인트 많았다.
'신중히 검토하겠으나 공무원으로 남는다'가 44.3%, '일언지하에 거절하겠다'가 2.9%로 조사됐다. 모르겠다는 반응도 1.2% 나왔다.
직급별로 보면 국장급보다는 과장ㆍ계장급 등 중간 간부층이 공무원으로 남기보다는 옮기겠다는 의사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1급 관리관 승진과 장ㆍ차관을 바라볼 수 있는 2급 이사관은 조건만 맞다면 옮긴다는 비율이 27.3%에 그친 반면 4급 과장과 5급 계장은 각각 45.4%와 52%로 조사됐다.
특히 적극 응하겠다는 비율은 2급의 1.8%에 비해 이들은 각각 5.0%와 9.8%로 나타나 공직에 대한 불만은 중간층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부처 공무원이 옮길 의향 많다
스카우트에 응하겠다는 비율이 가장 높은 부처는 금융감독위원회로 응답자 38명 가운데 무려 29명(76.3%)이 진직을 희망했다.
또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도 63.9%와 66.7%로 비교적 높았다. 지난해 벤처로 이직바람이 거세게 분 산업자원부도 60.9%가 '응하겠다'고 대답했으며 건설교통부는 '적극 응하겠다'는 비율이 22.2%로 가장 높아 대체로 경제부처 공무원이 이직의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외교통상부와 통일부는 옮기지 않겠다는 비율이 각각 68.4%와 60%로 나타나 조직 안정도가 높았다. 산자부처럼 벤처행 러시가 일었던 정보통신부의 경우 옮기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59.1%로 비교적 많았다.
특히 국세청의 경우 일언지하에 스카우트제의를 거절하겠다는 응답이 33.3%로 가장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는 국세청 퇴직후 세무사 자격부여 등 인센티브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옮길 경우 보수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200~250%는 많아야 된다'가 32.4%가 가장 많았고 이어 250%이상 26.3%, 150~200% 23%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액수에 상관없다는 대답도 11.7%로 조사됐다.
◇급여부터 현실화해야 동요 막는다
올들어 공직생활에 대한 회의나 전직 고려 경험에 대한 항목은 스카우트 제의에 대한 답변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끔 있다'가 38.6%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고려해 본적은 있다'31.8%, '매우 많았다' 13.5%, '전혀 없다'16.1%순으로 나타났다. 직급ㆍ부처별 전직고려 및 회의 경험 역시 스카우트 응대에 대한 답변과 유사했다.
전직 고려나 회의에 대한 이유는 급여나 복지문제라는 응답이 47%로 가장 많아 공직사회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는 급여부터 현실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다음으로는 ▦공복으로서 일할 수 없는 분위기(26%) ▦불투명한 장래성 (17.4%) ▦인사불만 (7.3%) ▦조직내부의 갈등 (1.4%)등으로 순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