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2일 서울외곽순환도로북한산 관통도로(사패산터널) 문제에 대해 “공론조사를 생각했는데 참 뜻이 전달이 안돼 이행할 수 없게 됐다”며 사패산 터널공사를 강행할 뜻을 불교계에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경남 합천 해인사를 불시 방문해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 총무원장 법장스님과 환담한 뒤 오찬을 함께 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대선때 불교계의 입장을 듣고 공사를 백지화하겠다고 공약했는데 대통령이되고 보니까 공사 진척이 많이 돼 터널부분만 남아 있더라”며 공론조사를 못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확인할 결과 노대통령의 발언은 공론조사를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체돼 이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전스님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이 어려운데 잘 이해하겠지만 환경문제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환경단체 역할도 가볍게 생각할 수 없다”면서“그들을 잘 수용하고 포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노대통령의 요청을 정중히 거절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정부는 이르면 24일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서울외곽순환도로 북한산 관통노선을 기존 정부안인 `사패산 터널`노선으로 확정 발표할 방침이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