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의 합병을 놓고 삼성카드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카드의 장외가격이 급락한데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개매수가격 산정과 관련해 법적 대응에 들어갈 계획이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소액주주 10여명(32만주)은 회사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격 1만3,606원이 지나치게 낮다고 반발, 법적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 이는 삼성카드측이 공개매수가격 산정시 자회사인 에버랜드의 가치를 장부가격으로 평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공개매수를 추진한 데 따른 반발로 보인다. 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 순재산액이 2,520억에 달하지만, 카드측은 이 가치를 장부가액인 350억원으로 평가했다는 것. 삼성카드가 합병을 완료하면 에버랜드의 지분율은 25.64%로 증가, 최대주주인 이재용씨의 지분(25.1%)를 넘어서게 된다.
공개매수가격이 소액주주들의 당초 매입가격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점도 소액주주 반발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물량은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한 H그룹 L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지난 2001년1월 장외에서 매입한 것으로 당시 매매가격은 공개매수가액의 4배에 달하는 5만4,000~5만6,000원에 달했다.
소액주주들은 또 공개매수가격 산정을 앞두고 삼성카드의 장외가격이 급락한 것과 관련, 삼성카드 임직원들이 합병에 따른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장외가격은 합병발표전인 지난해 12월15일 1만7,900원에서 합병전날인 17일 1만3,750원까지 사흘새 23%나 폭락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공개매수를 신청한 물량 126만주 가운데 매수가격에 반대한 32만주에 대해서는 회계법인의 실사를 거쳐 책정가격을 조정하면 된다”며 “법적인 문제가 없는 만큼 30일부터 공개매수대금을 입금하고 주식회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