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大中 정부 중간점검] 1. 총론개혁 성과 불구 가야할길 '산넘어 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는 오는 25일로 임기 5년의 반환점을 지나 후반기로 접어든다.
金대통령 집권 전반기의 경제성적표는 화려함으로 가득하다. 단군이래 최대위기라는 IMF체제의 한복판에서 정권을 인수한 金대통령은 기업·금융 구조조정 등 구조개혁을 진행하며 짧은 기간에 위기를 극복, 세계를 놀라게 한데 이어 남북관계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관련기사4대부문 개혁 성과·문제점
IMF위기를 맞아 98년 마이너스 6.7%로 곤두박질쳤던 경제성장률(GDP)은 99년 10.7%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데 이어 올해도 8%이상의 고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국가파산의 위기까지 몰고 갔던 외환보유액은 이제 900억달러를 넘어 국제 환투기 세력의 공격을 감당해낼 수준이 됐다.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올 상반기 1.5% 상승에 그쳐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경상수지도 올 상반기 43억9,6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지난해 보다는 적지만 꾸준한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실업률 역시 올 2·4분기 3.8%를 기록, IMF체제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그러나 거시지표상의 화려함 이면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전반기에 추진된 구조개혁의 의지는 이제 개혁 피로감으로 변해, 사회 곳곳에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만연하고 있다. 또 거듭된 부실정리에도 불구하고 부실의 원천인 기업 부실은 IMF체제진입 당시인 97년 말과 비교해 줄 지 않고 있다. 지역간·산업간 불균형 발전에 따른 경제적 왜곡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좌승희(左承喜)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모든 기업, 금융기관을 우량기업·건실한 금융기관으로 만들려다 보니 힘이 들고 개혁 피로감이 만연돼 있다』며 『개혁의 초점을 문제있는 특정기업, 특정 금융기관에 맞추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자율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금년 상반기 내내 「기업부실의 과감한 정리」를 강조했다. KDI는 『100조원이 넘는 공적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99년 말의 기업부실 규모는 97년 말과 비교해 거의 줄지 않았다』며 『이같은 기업부실을 정리하지 않을 경우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방경제나 건설업 등은 여전히 IMF 한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IMF 직후에는 경기진작·고용확대를 위한 정부의 공공사업 확대로 그런대로 건설경기가 유지됐으나 올들어 정부의 재정지출 축소에 따른 공공사업 위축으로 건설업계는 이제 본격적으로 IMF체제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구조개혁이 지지부진할 경우 내년 이후 경기가 급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장래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역시 지난해 12월 134.8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계속 하락, 올 6월에는 130.8을 기록함에 따라 이같은 경기정점 논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金대통령 집권 후반기로 들어서며 지나온 전반기의 성과를 평가하고 후반기의 과제를 짚어보는 시리즈를 금융·산업·해외경제 여건·증시 등 분야별로 게재한다.
안의식기자ESAHN@SED.CO.KR
입력시간 2000/08/2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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