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나 스페인이 올림픽 개최 후 빚더미에 앉으면서 일각에서는 '올림픽의 저주'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이미 두 차례나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의 경우 국가 재정이 막대한 적자에 빠지게 된 데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리스는 당초 올림픽 예산으로 16억달러(1조8,100억원)를 책정했지만, 올림픽이 끝난 후 집계된 실제 집행 예산은 10배에 달하는 160억달러(18조1,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치른 스페인도 정부가 40억달러, 바르셀로나시가 21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른 역대 올림픽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1984년부터 2008년까지 7차례의 올림픽 가운데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였다. 또 올림픽 이후에는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올림픽 후 경제침체(Post-Olympic Economic Depression)'을 겪었다.
미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2%에서 4.1%로 하락했고 경기 둔화가 1986년까지 이어졌다. 한국도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10%대에 육박하던 성장률이 6%대로 떨어졌다. 중국 역시 올림픽 개최 전인 2007년까지 매년 10%가 넘는 고성장을 이어왔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성장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이번 런던 올림픽 역시 빚잔치로 끝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초 영국 정부는 유럽 재정위기를 이유로 '긴축 올림픽'을 실시하겠다고 장담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가 예상했던 올림픽 개최 비용은 50억달러(5조6,600억원)이었지만, 최종 책정된 비용은 3배 늘어난 150억달러(17조원)에 이른다. 개ㆍ폐막식에 들어가는 비용도 당초 2008 베이징올림픽 때의 절반 수준인 6,000만달러(700억원)로 잡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돈에 관계 없이 전세계인이 깜짝 놀랄 개막식을 준비하라"고 지시하면서 2배 늘어난 1억2,500만달러(1,400억원)로 결정됐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새드(Said) 비즈니스 스쿨 보고서를 인용해 런던 올림픽이 올림픽 역사상 가장 '비싼'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지난 50년간 하계 및 동계 올림픽에 소요된 비용을 비교 분석한 결과 런던 올림픽의 예산 초과율이 역대 올림픽 평균치를 훌쩍 뛰어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