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 2개 지주사체제로 개편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축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금융전업그룹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어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그룹은 우선 금융부문을 따로 떼어내 금융지주회사를 출범시킨 후 은행산업까지 진출, 은행ㆍ증권ㆍ보험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금융전업그룹으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어서, 이 같은 방안이 실현될 경우 국내 재벌의 지배구조는 물론 금융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을 몰고 올 전망이다. 13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금융계열사만을 따로 떼내 금융지주회사로 분할하는 내용의 그룹재편방안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관해 정부당국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로 그룹을 분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사를 타진해왔다”고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삼성그룹이 금융부문을 금융지주회사 형태로 따로 분리할 경우 금융전업그룹으로서 우리은행 인수도 가능해져 삼성금융지주회사는 은행ㆍ증권ㆍ보험업을 통합하는 국내 최대 금융회사로 변신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삼성의 금융부문 성장모델은 미국의 시티은행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도 이날 “금융부문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기본적인 목표를 갖고 있다”고 확인했다. 삼성그룹은 다만 그간 삼성전자를 축으로 논의돼 왔던 일반지주회사의 경우 천문학적이 자금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 중장기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삼성그룹이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은행업까지 진출할 경우 국내은행의 역학구도와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한투ㆍ대투, 대우증권 등의 매각구도 등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행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등의 재벌규제장치들이 대부분 삼성을 견제하기 위한 `삼성제재법`인 상황에서 삼성금융전업그룹이 탄생할 경우 이들 관련법들의 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금융지주회사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깐깐한 금융지주회사 요건을 맞출 수 있을 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규정상 지주회사는 상장된 자회사의 경우 30%이상, 비상장 자회사는 50%이상의 지분을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고, 지주회사 자체의 부채비율도 100%미만이어야 한다. 반면 현행법은 지주회사체제를 독려하기 위해 지주회사와 자회사간 주식이전과 주식교환방식을 허용하고 있어 대규모 자금없이도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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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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