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위주 벗어나 PEF 등으로 국부 운용전략 바꿔야 할 때
기재부 곧 위탁할 100억弗은 일단 해외주식·채권에 투입
중국 증시 긍정적 시각 유지… BOA 투자도 값진 성과 기대
"앞으로 10년간은 대체투자 시대가 될 것입니다. 5년 내 해외부동산이나 사모펀드(PEF) 등 대체투자를 600억달러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국부 1,000억달러를 운용하는 추흥식(57·사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CIO)은 20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5년 내 KIC 투자 중 적어도 대체자산이 25~30%는 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은행 초대 외자운용원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3월 KIC로 옮긴 추 CIO는 그동안 공개 행보를 자제해왔다.
추 CIO는 설립 10년을 맞은 KIC가 그동안 큰 성과를 거둬왔지만 글로벌 경제여건의 변화에 맞춰 국부운용 전략도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KIC는 전통 자산인 주식과 채권에 전체 자금의 76%인 770억달러가량을 투입하고 있는 데 비해 부동산·사모주식·인프라 등 비전통자산인 대체투자 부문은 82억달러(9.5%) 정도에 머물고 있다.
KIC는 설립 후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200억달러와 기획재정부 자금 500억달러 등 총 700억달러를 위탁받아 861억달러(지난 5월 투자평가 기준)까지 자산 규모를 늘렸다. 그는 "지난 3년 동안만 해도 정부 등이 제시한 목표수익률을 매년 0.66~1.31% 초과 달성했다"며 "최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 세계 양대 금융시장인 뉴욕·런던에서 신속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고 통찰력 있는 분석능력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성과가 좋은 주식·채권에서 대체투자로 옮겨가는 배경을 묻자 추 CIO는 미국 금리인상 등을 거론하며 "그동안 채권에서 이자뿐 아니라 투자수익도 챙기며 수익이 좋았지만 앞으로는 쉽지 않다"며 "목표 대비 높은 수익을 계속 지향하려면 투자 대상의 다양화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추 CIO는 그러면서 "기재부가 조만간 위탁할 100억달러는 일단 해외 주식·채권 등 공부가 돼 있는 곳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체투자팀을 보강해 주식·채권팀 수준의 '드림팀'으로 꾸려가고 있다"며 "다만 대체투자는 자금이 확보되더라도 충분히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연구한 후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KIC는 기재부 추가 자금에 투자 수익을 합하면 연말께 총자산이 1,000억달러에 이르고 5년 후에는 2,00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주식투자자의 최대 관심사인 중국 증시의 앞날에 대해 추 CIO는 "여러 경로로 정보를 수집·분석한 결과 위기론은 신빙성이 낮다"며 "중국 경제가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졌지만 중국 정부가 경제와 금융 부문을 컨트롤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IC의 해외투자 중 최대 쓴맛을 안겨준 2008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대한 19억달러의 전략적 투자에 대해 "미국 경기가 좋아지고 있고 금리인상이 가시화돼 투자수익이 점차 회복하며 좋아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지켜봐 주면 BOA 투자도 유무형의 값진 성과를 내며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손철· 송종호 기자 runir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