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해양 관련 전문가들은 29일 사고 원인에 대해 엇갈리는 분석을 내놓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기뢰 폭발 등으로 선체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져 배가 침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내부 폭발에 따른 사고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내부 폭발로 군함이 두 동강 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기뢰 등에 의한 외부 충격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그동안의 사고 사례나 실험을 분석해볼 때 내부 기름 증기의 폭발 사고로 1,200톤급 선박이 두 동강 나서 침몰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외부 폭발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난 1988년 당시 천안함 설계에 참여한 STX중공업의 신영균 특수선사업실장 역시 "내부 요인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탄약고 폭발이지만 평상시 뇌관을 분리해두기 때문에 탄약고가 폭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외부 폭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해양연구원 이판묵 박사는 "기뢰가 함정 아래 일정 정도 거리에서 폭발하면 순간적으로 커다란 공간이 생기는데 이때 함정은 바닷물의 부력을 전혀 받을 수 없어 두 동강이 날 수 있다"며 바닥 기뢰 폭발에 따른 침몰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이 내부에서의 폭발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현 목포해양대 해상운송시스템학부 교수는 "확률적으로는 기뢰에 따른 외부 폭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천안함이 22년이나 됐기 때문에 내부 폭발로도 두 동강 날 수 있다고 본다"며 "어딘가에서 불이 나 탄약고 쪽으로 옮겨붙어 폭발했다는 가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울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부의 한 교수는 내부나 외부에서 평소 전단력(剪斷力)이 크게 작용하던 부위에 충격이 가해져 사고가 났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단력이란 물체 안의 어떤 면에 크기가 같고 방향이 서로 반대가 되도록 면을 따라 평행되게 작용하는 힘으로 선박의 경우 평소 중량과 부력이 가장 많이 차이가 나는 지점에 크게 작용한다.
이 교수는 "어뢰나 기뢰로는 선체에 구멍이 날 뿐 두 동강이 나지는 않는다"며 "전단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지점인 선수에서 선미쪽 4분의3 부위가 기뢰 등과는 다른 충격을 받으면서 종이 찢기듯 두 동강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