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이달 2조이상 순매도 전망

외국인 이달 2조이상 순매도 전망국내 증시의 침체와 금융·기업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불안감 등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이에 따라 9월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인 2조원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외국인들이 주식 매도자금을 달러화로 바꾸려는 수요 때문에 18일 달러화는 지난 6월2일 이후 최고 수준인 1달러당 1,130원대를 돌파하는 등 강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들어 15일까지 반월 동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금액은 1조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고유가와 포드의 대우인수 결렬 등 국내 증시의 악재 등을 고려할 경우 9월 한달 동안 외국인들은 2조원 이상 주식을 순매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환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추석연휴 기간과 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동안 지난 5일 339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순매도로 일관했다. 특히 14일에는 올들어 최대 규모인 3,66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의 우리 증시의 총 투자금액 580억달러(65조원·9월8일 기준)에 비하면 최근 유출 규모는 스톱로스(손절매)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대한(對韓) 투자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시 주변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주식을 집중 매집하면서 증시를 부양해온 「외국인 특수」는 더이상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 한국 투자조정하고 있다=최근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매도세는 심상찮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들이 우리 기업들의 주식을 집중 매집하면서도 간간히 순매도하기도 했다. 대우 문제가 불거졌던 지난해 6~9월에 외국인들은 월 평균 1조원 이상씩 순매도했다. 또 경상수지 적자에 비상이 걸렸던 지난 4월에도 1,72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매도세와 최근의 움직임은 다르다는 것이 당국의 분석이다. 우선 한국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대외 환경이 상당히 불투명해지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경기 전망을 회의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제 고유가에 따라 에너지 수입에 절대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 전체에 미칠 악영향이 크고 금융·기업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불안심리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예년같으면 추석 전에 밀어내기 수출로 경상수지 흑자가 났지만 올 추석 전인 지난 1월부터 10일까지 무역수지는 2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주식매도세에 대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매도 대금을 달러로 환전할 경우 환차손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NDF시장에서 달러 선물환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DF의 달러매수세와 국제고유가에 따른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14, 15 일 2일 동안 11원30전이나 올랐으며 18일에도 오전장에서 10원 이상 오르는 등 급상승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환당국은 외국인들의 주식매도세가 최소한 월말까지는 지속되고 이에따라 국내 주식투자자금 회수에 따른 달러수요에 따라 달러 강세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 쉽게 한국 못떠난다=외국인이 최근 주식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한국 시장에서 탈출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 주식자금이 이미 우리 주가의 향배를 결정할 정도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 경우 가뜩이나 떨어진 주가는 더 떨어질 수 있고 이 경우 외국인들의 손실도 막대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면 국내 투자자금을 달러로 환전해야 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이중의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의 외국인 주식순매도세는 한국 투자 포기라기보다는 그동안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속도를 조절·조정하는 과정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고유가· 고물가, 구조조정 미흡 등으로 불안요인들이 확대될 경우에는 외국인 주식자금의 대거 이탈도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온종훈기자JHOHN@SED.CO.KR 입력시간 2000/09/18 19:1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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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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