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0회를 맞는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이 2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5일 간의 일정으로 개막한다.
'더 나은 세계 건설: 다시 생각하고, 다시 디자인하고, 다시 건설하자(Improve the State of the World : Rethink, Redesign, Rebuild)'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전세계 30개국 정상을 비롯, 90개국에서 온 정상급 인사 2,500명이 참석한다.
전문가들은 "어젠다 설정이 가능한 국제회의는 많지만 정치ㆍ경제ㆍ학계ㆍ언론계ㆍ시민사회대표 등 각 분야 대표가 한데 모여 관심사를 나누는 자리는 다보스가 유일하다"며 "전세계 정치ㆍ경제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보스에 집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올해 포럼에서 미국에서 다시 불붙은 금융권 규제강화와 금융위기 이후 부쩍 강화된 신흥국과 선진국 간의 균형 찾기가 화두로 부상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진으로 약 2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티의 재건을 지원하는 문제와 실업률 대책, 기후변화 협상 타결 지연과 대응책 등도 주된 화두에 속한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초강력 은행 규제책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은행 개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최근 "다시 균열이 올 수 있는 현 금융시스템을 용인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혀 은행권 규제에 대한 논의를 어떤 형태로든 시작할 뜻을 밝혔다.
머빈 킹 영국 영란은행 총재 역시 금융기관 대형화 규제의 성공 가능성에 동의했고 유럽연합(EU)은 역내에 은행규제기관 설립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의 지도자들도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 개혁안에 원칙적인 동감을 표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회담에서 은행 감독에 대한 정책적 결론이 도출될 수는 없겠지만 통일된 은행 규제를 위해 진전된 논의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회담 기간에 각 정부 대표와 은행권 대표들은 자체 및 합동으로 수차례 비공개 모임을 열 예정이다.
금융위기가 잦아들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간 달라진 위상의 조화도 이번 회의의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BBC는 "올해 다보스가 상징하는 핵심적 변화 가운데 하나는 단연 권력의 이동"이라며 서구인들이 차지했던 콘퍼런스 패널을 중국ㆍ인도ㆍ한국 등이 대신하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선진국들이 경제위기로 더 큰 타격을 입으면서 주요20개국(G20)이 부상했지만 이는 아직 현실은 아니다"라며 "특히 미국과 중국 양측의 긴장관계는 앞으로 더 강화될 수 있고 이번 포럼을 통해 드러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 각국 정상들을 비롯, 1,440명의 기업인과 금융인, 100개 이상의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NGO) 대표, 200개 이상의 학계 대표, 200개 이상의 미디어 대표 등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개막 연설을 하며 중국에서는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리커창 부총리가 나온다. 오는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의장인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특별연설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