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비오·강성훈 '꿈의 무대' PGA 티켓

김비오ㆍ강성훈, 지옥의 Q스쿨 뚫고 내년 투어카드 획득

한국골프의 ‘영건’ 김비오(20ㆍ넥슨)와 강성훈(23ㆍ신한금융그룹)이 ‘지옥의 관문’을 뚫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김비오는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윈터가든의 오렌지카운티 내셔널 골프장 크룩트캣 코스(파72ㆍ7,277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 6라운드에서 3타를 잃었지만 최종합계 12언더파 417타를 기록, 공동 11위에 오르며 25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투어카드를 획득했다. 강성훈도 1타를 줄이며 공동 16위(11언더파)에 올라 ‘꿈의 무대’ 멤버가 됐다. 이로써 내년 PGA 투어에서는 최경주(40), 양용은(38), 위창수(38)와 함께 한국국적 선수 5명이 뛰게 됐다. 코리안군단은 재미교포 케빈 나(27)와 앤서니 김(25)까지 7명으로 늘었다. 김비오와 강성훈은 나란히 아마추어 국가대표를 거치고 한국프로골프(KPGA) 신인왕에 오르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준비된 예비스타’다. ■일본 적응실패ㆍ부정맥 이겨낸 김비오 김비오의 행보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탄 듯 보인다. 이번 시즌 KPGA 투어에서도 신인인 그는 대상과 신인왕, 평균타수 1위 등 3관왕을 휩쓸었고 해가 바뀌기도 전에 내년 미국 PGA투어 출전권까지 손에 넣었다. 그러나 승승장구의 이면에는 시련이 있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08년 일본과 한국 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제패하는 등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낸 그는 지난해 프로 무대에 데뷔해서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국내 대신 일본프로골프투어에 먼저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조건부 출전권을 받았기 때문에 간간이 출전 기회를 얻다 보니 실수가 많았다”는 김비오는 “골프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는 지난해의 아픔을 딛고 올해 꽃을 피웠다. 운동선수로는 치명적일 수 있는 부정맥도 이겨냈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증상이다. 지난 8월 조니워커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하고 나서 “부정맥 때문에 경기 도중 시야가 흐려지거나 현기증이 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안정감 있는 샷과 플레이가 강점이다. 최근 3년간 일본, 한국, 미국 등 3개국 투어의 Q스쿨을 잇달아 통과한 것도 그 덕분이다. 영문이름 ‘BIO’가 새겨진 커다란 버클을 착용하는 등 개성도 강하다. 그의 이름은 세례명이다. “지난해 아픈 기억과 2008년 PGA투어 Q스쿨 도전(2차 예선 탈락)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는 그는 “더 큰 짐을 지게 됐다. 내년 상금랭킹 125위 안에 들어 다시 Q스쿨을 보지 않는 게 1차 목표이고 궁극적으로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장기적인 목표ㆍ투자로 꿈 이룬 강성훈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강성훈은 1년 선배 김경태(24ㆍ신한금융그룹)에 가려진 면이 있지만 재능과 미국 무대에 대한 열망만큼은 단연 으뜸이었다. 제주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 천재성을 드러냈다. 중학교 3학년 때 아마추어 7개 대회 우승을 휩쓸어 일부 선수들과 학부형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때부터 일찌감치 목표는 미국 무대로 맞춰졌다. 아버지 강희남(63)씨는 방학 때마다 미국으로 아들을 데려갔고 타이거 우즈(미국)의 직전 스윙코치였던 행크 헤이니로부터 교습을 받게 했다. 하루 한두 시간씩 영어 교습도 빠뜨리지 않은 덕에 지금도 영어로 의사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지인들이 ‘성훈이는 미국 스윙을 유지하려고 김치도 잘 먹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최고 무대를 꿈꿔왔다. 지난해 Q스쿨 최종전까지 진출하는 등 끈질기게 미국 무대의 문을 두드린 끝에 중간 목표를 이뤘다. 샷 거리는 긴 편이 아니지만 아이언 샷과 특히 그린 주변 웨지 샷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군 복무 문제가 해결돼 투어 생활에 전념할 수 있다. 빼어난 재능에도 연습을 중시하는 노력파인 강성훈은 평소 “남과의 경쟁보다는 나 자신과 경쟁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세운 목표를 넘어서고 목표를 다시 설정하고 또 넘어서는 것이 누군가를 이기는 것보다 재미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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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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