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IB 리코노믹스 경착륙 경고 잇따라

부동산·환경 규제 강화로 단기 경기둔화 심화 가능성 최악 땐 내년 3% 성장 전망<br>"개혁 없으면 잃어버린 20년" 일각선 구조개선 가속 지적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성장률이 3%에 그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부터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도 1.5%포인트나 떨어지면서 메가톤급 충격을 몰고 온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특히 호주ㆍ브라질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원자재 수출국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 뻔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않을 경우 동반위기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오는 2016년까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특정 분기에 3% 안팎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노무라홀딩스 역시 내년 중국 성장률을 6.9%로 제시하면서도 2014년 말까지 4분기 연속 5%를 밑돌 가능성이 3분의1이나 된다고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중국 성장률이 올해 6% 밑으로 떨어질 확률이 커지고 있으며 올 하반기와 내년 성장률이 3%에 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IB는 중국의 그림자금융이나 지방부채 등과 함께 이른바 '리커노믹스(리커창 중국 총리의 경제정책)'를 리스크 요인으로 꼽고 있다. 기존의 수출ㆍ투자 위주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기본 밑그림은 맞지만 부동산ㆍ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중국 경기둔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의 올 2ㆍ4분기 성장률은 7.5%로 지난 1990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7.6%를 밑돌았다. 하지만 최근 리커창 총리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기존의 7.5%에서 7.0%로 떨어뜨리며 경제체질 개선을 위해 어느 정도의 고통은 감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앤드루 폴크 콘퍼런스보드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을 점진적으로 둔화시키기는 매우 어렵다"며 "정책 실수로 경기둔화가 통제를 벗어날 정도로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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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가뜩이나 위태로운 세계 경제도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는 내년 중국 성장률이 5.9%로 떨어질 경우 세계 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는 첫해에 세계 성장률이 1.5%포인트 깎일 것으로 우려했다. 브릭스(BRICs)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짐 오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세계경제 공헌도 측면에서 중국 성장률 7.5%는 미국 성장률 4.0%와 똑같다"며 "중국 경기둔화는 그만큼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수요감소로 원자재시장은 붕괴 직전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스는 중국 성장률이 3%에 그칠 경우 구리 가격이 60% 이상, 아연 가격은 50% 추락하고 원유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 역시 내년 중국 성장률이 5.9%를 기록할 경우 금속과 원유 가격이 각각 30%, 20% 폭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단기적으로 성장둔화를 각오하고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경제구조를 바꾸는 작업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국 경제연구소인 롬바르드스트리트리서치는 "중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 저축에 기반을 둔 대규모 설비투자와 수출, 정부의 경제통제 등 발전전략이나 고령화 정도가 일본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연구소는 "중국을 위로해줄 작은 불빛이 하나 남아 있다"며 "시진핑 정부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경기촉진이 아니라 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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