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언제나 기술혁신에 목말라 하고 있다. 연구개발(R&D)을 전담할 박사급 연구인력이나 최신 실험장비가 부족한 탓일 것이다.
신기술 개발에 성공해도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생산라인을 갖추기 어렵고 판로개척이나 마케팅도 쉽지 않다. 국책연구기관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어떤 연구기관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막연해 하는 게 현실이다. 또 애써 문을 두드렸다가도 거리가 멀거나 원하는 기술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여러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단발성으로 그치기 태반이다.
중소기업이 자사 연구소처럼 언제 어느 때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연구기관은 없는 것일까.
중소기업을 위한 종합연구기관으로 불리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이 지난해 7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파트너 기업 제도’는 바로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생기원과 한 번 인연을 맺은 중소기업은 곧 ‘가족회사’라는 믿음으로,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지원함으로써 개별 연구소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상생의 협력’ 제도인 것이다.
올 2월까지 파트너 기업은 생기원과의 공동연구에 참여한 기업과 특허기술 이전 체결 기업, 창업보육센터 졸업 기업, 연구원 창업기업, 각 연구본부별 추천 기업 중에서 총 176개가 선정, 지원을 받았다. 이들 기업은 생기원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공동연구 참여 및 우수 특허기술 이전, 공용 실험실 및 소규모 시험설비(Pilot Plant) 전면 개방, 설비 진단 등을 비롯한 각종 기술지원, 연구인력 제공, 금융기관으로부터의 투자유치 주선 등 우선 혜택이 주어졌다.
또 분야별 ‘산ㆍ연 협력 기술교류회’를 분기마다 개최, 생기원장과 파트너 기업 최고경영자(CEO)간 간담회도 정례화하고 있다.
특히 생기원의 천안 본원을 비롯해 전국 12개 지역센터를 파트너 기업에 개방, 시행 7개월 만에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예컨대 정밀화학업체 코스몰이 최근 ‘비타민C 유도체 원료화’ 기술을 개발, 세계 두 번째 특허를 등록한 데 이어 일본기업과 10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생기원은 앞으로 2년 동안의 시범운영 기간을 더 거쳐 매년 상ㆍ하반기에 한 차례씩 파트너 기업 신청을 받아 오는 2010년까지 1,000개 업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일간지 등의 공고 등을 통해 7월에 참가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많은 중소기업이 관심을 갖기 기대한다.
/이덕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중소기업지원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