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당뇨병 진단을 받고 인슐린 주사를 맞아오던 이모(27)씨. 3개월전에 결혼한 그는 지난주 아내와 함께 설악산으로 휴가를 떠났다. 평소대로 인슐린 주사를 맞고 오랫만에 등산길에 오른 이씨. 당조절이 잘되는 편이라 점심식사중에 맥주2잔을 마셨다. 하산후에는 다소 피곤한 느낌외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식당에서 대학동창을 만나 맥주 2병정도를 마셨다. 숙소로 돌아 온 후 기운이 없고 가슴이 뛰면서 현기증을 느꼈지만 오랫만에 많이 걸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하지만 이씨는 다음날 의식불명상태로 악화, 인근병원으로 이송됐고 전문의 검진결과 ‘저혈당혼수’라는 진단을 받았다.경희대병원 내과 김진우 교수(02-958-9124)는 『운동을 한 후 알코올을 섭취하면 혈당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면서 『이씨의 경우 등산을 할 계획이었다면 인슐린의 양을 줄이거나 충분한 양의 간식을 먹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악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은 여름휴가철에 자신의 건강에 대해 더욱 주의해야 한다』면서 『예를들면 집을 떠나면 음식의 성분과 열량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갖고 스스로 양과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교수에 따르면 후덥지근한 여름철에는 음료수나 빙과류를 무심코 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음료수에는 당분이 많아 혈당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스포츠 음료는 흡수속도가 빨라 갈증을 신속히 없애주기는 하지만 다른 음료에 비해 열량이 있어 지나치게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무설탕이나 무가당이라고 선전하는 음료수 중에는 설탕이나 포도당 대신 과당이나 올리고당을 넣은 상품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갈증이 나면 냉수나 보리차를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냉녹차나 레몬을 띄운 냉홍차도 좋고 오이냉국은 공복감을 줄이면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어 권할만하다.
혀용된 열량범위 내에서 적당하게 간식을 챙겨 먹는 것도 필수사항이다. 미숫가루를 먹고 싶다면 밥을 조금 덜 먹은 상태에서 마시자. 과일은 혈당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잘못된 생각이다.
여름철이라고 특별한 운동이 좋은 것은 아니다. 자신의 체력에 맞춘다면 그만이다. 다만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의 소모가 큰 과도한 운동은 삼가는 것이 상책이다. 햇빛이 강한 낮12시부터 오후3시까지는 야외운동을 피하는 것도 잊지말자.
휴가를 떠날 땐 복용중인 인슐린이나 경구혈당강하제를 꼭 챙겨야 한다. 휴가지에서 상당수의 환자들이 혈당관리에 실패, 위험한 상황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술은 당조절이 잘 되는 조건에서 어떤 종류든 2잔이내로 제한한다.
김교수는 『현지에 도착한 후에는 가장 가까운 병원의 위치와 응급연락망을 알아둬야 한다』면서 『평소보다 운동량이 많다고 생각되면 간식을 충분히 먹는 것도 당뇨환자의 수칙』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영 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