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시술 건수 1,000건 돌파<br>척추종양 생존 기간 6~13개월 연장
| 일산백병원은 종양이 신경조직 가까이에 자리잡아 방사선 치료가 힘든 난치성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노발리스 방사선 수술에서 90%의 국소완치율을 기록했다. 손문준 신경외과 교수가 수술에 앞서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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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노발리스 방사선' 치료로 뇌·척추 종양 안전하게 제거
일산백병원 시술 건수 1,000건 돌파척추종양 생존 기간 6~13개월 연장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일산백병원은 종양이 신경조직 가까이에 자리잡아 방사선 치료가 힘든 난치성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노발리스 방사선 수술에서 90%의 국소완치율을 기록했다. 손문준 신경외과 교수가 수술에 앞서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1 김모(42ㆍ남)씨는 길을 걸을 때 사람들과 자주 부딪치고 운전할 때 사이드 미러가 잘 보이지 않는 시력장애로 일산백병원을 찾았다. 정밀검사 결과 김씨의 증상은 난치성 뇌종양의 하나인 두개인두종. 당장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상태였지만 종양이 시신경에 인접해 있어 수술할 경우 자칫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시력손상 위험을 감수하고 수술할 것인가, 뇌 속에 종양을 키울 것인가 고민하던 김씨는 ‘노발리스 수술’을 통해 시신경 손상 없이 종양만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치료 후 6개월, 김씨의 시야장애는 뚜렷이 호전됐다.
#2 폐암 말기 환자인 이모(67ㆍ여)씨는 암이 척추까지 전이돼 척추뼈에 종양이 커지면서 신경과 척추를 압박, 똑바로 눕기가 힘들고 극심한 통증 때문에 거동도 못한 채 마약성 진통제에 의지해 하루 하루를 보냈다. 종양이 방사선에 취약한 척수신경에 인접해 있어 방사선 치료도 쉽지 않았다.
이씨는 병원 측의 권유로 노발리스 수술을 받고 척추신경 손상 없이 안전하게 종양만을 제거할 수 있었다. 수술 후 이씨는 더 이상 마약성 진통제를 맞지 않아도 될 만큼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워졌고 종양이 제거돼 생존기간도 20개월 이상 연장됐다.
뇌 속의 시신경이나 척추의 척수신경 등이 손상될까 외과적 수술이나 기존의 방사선 치료가 어려웠던 뇌ㆍ척추 종양 등 극도로 예민한 부위의 종양에 노발리스 방사선 치료장비가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노발리스는 개발사의 이름을 딴 방사선 치료장비. 종양의 모양대로 정교하게 방사선 빔을 만들어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종양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게 해준다. 지난 2000년 11월 세계에서 일곱 번째, 아시아에서 최초로 인제대 일산백병원이 국내에 도입했으며 이후 분당차병원, 동아대병원 등이 도입했고 몇 개 병원들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일산백병원은 지난 2월27일 노발리스 시술 1,000건을 달성했으며 5월23~24일 열린 '제2회 국제 정위 방사선수술 심포지엄'에서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노발리스 시술은 무엇이며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본다.
◇수술 후 난치성 뇌ㆍ척추종양 크기 줄고 생존기간 늘어= 일산백병원 임상 결과에 따르면 이중 감마나이프 등 기존 방사선 치료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했던 난치성 뇌종양 환자는 350명, 척추종양 환자는 245명이었다. 노발리스 수술 결과 난치성 뇌종양 환자의 90%에서 종양이 줄어들거나 성장이 멈추는 국소완치율을 보였다.
기존 방사선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포함할 경우 국소완치율이 96%에 달했다. 뇌종양은 감마나이프 등 최신 방사선 수술장비를 이용하더라도 종양의 크기가 3㎝ 이상이거나 시신경 등 뇌의 중요 조직이 근접해 있으면 치료가 불가능했다.
난치성 척추종양 환자들의 경우도 생존기간이 약 20개월 연장됐다. 암세포가 여러군데 퍼져 있는 다발성 척추종양도 종양의 갯수에 따라 생존기간이 6~13개월까지 연장됐다. 척추종양 환자는 종양이 신경을 압박해 신경학적 마비와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하지만 노발리스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시술 후 수일 안에 통증 강도가 8.4에서 2.0으로 현저히 감소됐다. 통증 강도가 8 이상이면 마약성 진통제로도 통증 조절이 어렵지만 2.0 정도면 타이레놀과 같은 일반 진통제로도 통증 완화가 가능하다.
손문준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ㆍ척추 종양의 경우 종양이 시신경ㆍ척수신경 등 방사선에 민감한 신경조직에 인접한 경우가 많아 시력소실 및 뇌간ㆍ척추 마비 위험이 높아 치료가 어려웠다” 며 “노발리스 방사선 수술은 조사되는 방사선을 종양의 모양대로 미리 만들어 종양 부위에 쏘기 때문에 종양세포 주변의 중요 조직을 해치지 않고 종양만 없앨 수 있다” 고 말했다.
자기공명영상(MRI)의 고영상과 컴퓨터단층촬영(CT)의 정확성을 모두 갖춘 노발리스 방사선 수술비용은 케이스 별로 다르며 뇌종양과 일부 척추종양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방사선 세기 조절 등 숙련된 치료기술 필요= 1998년 미국 UCLA 병원에서 처음 임상에 적용되기 시작한 노발리스 방사선 수술은 가장 발전된 형태의 정위 방사선 수술법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130개 병원에서 시술하고 있다. 그동안 뇌 수술에 많이 사용되어 온 감마나이프의 경우 종양이 괴사할 수 있는 높은 양의 방사선을 한번만 조사할 수 있지만 노발리스는 방사선을 여러 번 나누어 조사할 수 있다.
또 사이버나이프와 달리 방사선의 세기를 조절해가며 시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종양의 크기가 3㎝ 이상으로 크거나 뇌ㆍ척추 등 신경세포가 있는 예민한 부위에 인접한 경우 분할치료 및 세기 조절을 이용한 치료가 가능하다.
노발리스 방사선 수술은 정확한 종양 표적 치료를 위해 각도를 10도씩 조금씩 변화시키며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종양 단면적의 모양에 맞게 미리 만들어놓은 방사선 빔을 조사한다. 다양한 각도에서 방사선을 종양의 모양에 맞게 쏘는 동시에 방사선의 세기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정확성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반드시 숙련된 전문의로부터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일산백병원의 노발리스 방사선수술 누적건수가 1,000건을 돌파함에 따라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수술법 개발로 수술 성공율이 더욱 높여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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