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폭락으로 아시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며 '블랙먼데이'를 맞았다.
24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8.49%(296.84포인트)나 크게 하락한 3,209.91로 장을 마쳤다. 지난 2007년 2월27일 8.84% 급락 이후 8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2,600여개 상장종목 중 13개 종목만 상승세를 유지했을 뿐 무려 1,500여개 종목이 가격제한폭(10%)까지 떨어졌다.
이날 중국 증시에서는 경기침체 우려가 각종 호재를 덮어버렸다. 양로기금의 주식형 투자 확대로 1조위안이 증시에 투입될 것이라는 정부 발표와 오는 9월 초 은행 지급준비율이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이날 증시 폭락에 자발적으로 거래정지를 요청한 종목도 200여개에 달했다.
중국 증시가 폭락하며 아시아 금융시장 역시 공포에 질렸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7%(46.26포인트) 내린 1,829.81에 마감하며 1,83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가 1,83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3년 7월10일(1,824.16) 이후 약 2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근 13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선 외국인이 이날 하루에만도 무려 7,200억원 넘게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지수 급락으로 코스피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2.19%(13.72포인트) 하락한 613.33에 거래를 마치며 620선 아래로 밀려났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4.61% 하락하며 1만9,000선이 무너졌다. 닛케이 1만9,000선이 붕괴된 것은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대만 자취엔지수도 4.84%(376.58) 급락한 7,410.34로 마감했다. 대만 정부는 중국 증시폭락으로 대만 증시가 흔들리자 4개 국부펀드의 주식매입 검토를 지시했다. 호주 증시의 주요 지표인 ASX200지수는 이날 지난주 말보다 4.09%(213.3포인트) 하락한 5,001.3으로 장을 마쳤다.
중국 증시 폭락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현상에 원화와 엔화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200원을 돌파하는 등 치열한 공방 끝에 4원 오른 1,199원에 마감했다. 이는 2010년 7월22일(1,204원) 이후 5년1개월 만에 최고치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는 오후3시 기준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1.3% 하락한 달러당 121.12∼121.13엔(가치상승) 수준에서 거래됐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