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 떨어지면 합병도 취소

P&G, 주가폭락에 합병안 백지화「주가가 합병을 좌우한다」 며칠 사이의 주가 동향이 수천억달러 규모의 합병 협상을 하루아침에 무산시키는가 하면 인수전에 불을 붙이는 촉매 역할까지 하는 등 잇따른 합병 움직임 속에서 시장의 역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기업들이 협상 과정 단계에서 합병안을 미리 공개, 이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을 경영 방향을 정하는 「나침반」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시장 떠보기」 결과 합병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되면 이사회까지 통과한 합병안도 백지화시키는 반면, 합병안 공개 후 주가가 상승하면 「고(GO)」 사인으로 받아들이고 합병 계획을 밀어부치는 식이다. 다국적 생활용품업체인 프록터 앤드 갬블(P&G)은 미국 제약업체인 아메리칸 홈 프로덕트(AHP)와 워너-램버트사를 인수키로 하고 지난 21일 이사회 승인까지 얻어냈으나 24일 하루만에 합병 계획을 번복했다. 합병안이 알려진 이후 지난 나흘동안에만 주가가 20% 가까이 폭락했기 때문. P&G 회장인 덕 I. 재거는 『3사간 합병이 대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믿었지만, 계획이 새어나간 이후 시장 환경은 더이상 협상을 진전시킬 수 없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반면 독일 만네스만을 인수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영국의 보다폰 에어터치는 시장에서 힘을 얻은 경우. 보다폰은 합병 소식이 밝혀진 후 주가가 급등하자, 만네스만의 완강한 거부에도 불구하고 수개월째 끈질긴 입질을 계속하고 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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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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