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표준 치료법 없는 아토피 의사 의학적 처방은 정당"

중증 아토피에 대한 표준치료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암ㆍ관절염ㆍ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등 각종 면역 질환용 주사제를 본래 목적이 아닌 아토피 치료에 사용한 의사에게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표준치료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의사가 철저한 임상실험과 연구를 토대로 진료행위를 한 것이라면 전문가의 재량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상준 부장판사)는 28일 의사 노건웅씨가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처분 및 요양급여비용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피고의 각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아토피 분야의 국내 권위자인 노씨는 지난 2000년부터 아토피 환자들에게 인터맥스감마ㆍ알파페론ㆍ이뮤펜틴ㆍ아이비글로블린에스 등의 면역조절 주사제를 처방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가 아토피 치료제로 고시되지 않은 주사제를 사용해 의료비를 부당청구했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1년에 9억여원의 요양급여환수처분을 내리자 노씨는 지난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원고는 중증 아토피 환자들에게 의학적으로 필요한 치료를 하고 상응하는 치료비를 받았으며 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한 것은 없다. 또 환자들은 피해가 발생한 것이 없고 원고의 진료방법이 의학적 근거를 갖고 있음에도 더 이상 진료할 수 없게 한다면 의료서비스 발전에 오히려 역행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토피의 심각성으로 인해 이 문제는 환자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가 됐다.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표준치료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정부 고시가 정한 치료방식을 고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전문가의 재량성 보장을 통한 치료목적 달성이라는 또 다른 공익 목표와 충돌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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