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유상증자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유상증자 재료가 시장에 노출된 뒤에는 매도하고, 권리락 시점에 저가 매수하는 투자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지적됐다.
19일 코스닥증권시장 및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이후 주주배정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실시를 공시한 9개사의 주가 흐름은 재료 발표(D-DAY)후 3일 뒤(D+3) 마이너스 5.45%, 5일 뒤(D+5) 마이너스 8.50%, 10일 뒤(D+10) 마이너스 11.19% 하락했다.
올 상반기 1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한 라셈텍은 지난달 8일 300만주(2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발표 후 줄곧 주가가 하락해 공시 10일 뒤 주가는 공시일에 비해 32.92%나 하락했다. 이후 신주 배정 기준일 이틀 뒤인 26일부터 오름세로 돌아서 현재까지 급등락을 지속하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업체인 이오리스도 지난달 2일 유상 증자 공시 후 10여일 동안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권리락 시점부터 점차 상승세로 반전, 현재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16개사 주가는 3일 뒤 1.60%, 5일 뒤 2.69%, 10일 뒤0.72% 등 소폭 올랐다. 하지만 인수ㆍ합병(M&A) 등과 관련해 크게 오른 이노디지털ㆍ엔써ㆍ미르피아ㆍ세고ㆍ씨모스 등을 빼면 3일 뒤 마이너스 5.94%, 5일 뒤 5.92%, 10일 뒤 15.13% 떨어졌다. 특히 아이엠알아이ㆍ그로웰전자ㆍ트래픽ITSㆍ엔바이오테크ㆍ로토토 등은 공시 후 급락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최대주주 교체 등 M&A를 통한 회사 회생의 방편으로 단행한 경우는 주가가 오르기도 하지만, 이 역시 납입 실패 시 급락할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며 “유상증자는 주당순이익이 내려가는 희석효과 탓에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ㆍ무상을 동시에 발표한 한텔ㆍ다산네트웍스ㆍ한빛소프트 등 8개사도 재료 노출 후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무상증자 비율이 10~20%로 적은데다, 무상증자가 유상증자 성공의 유인책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