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터리] 시장경제와 反기업정서

최근 모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기업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설문에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은 대부분 ‘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라고 대답했다. 상당히 당혹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는 근본적으로 기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경제단체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 으로서 그 책임을 통감한다. ‘국부론’에서 애덤 스미스가 설파했듯이 “모든 이가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 일하는 결과가 결국에는 사회 전체의 이익이 된다”는 것을 우리 학생들은 그저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로만 치부하고 있는 듯하다. 사실 직관적으로 이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오히려 ‘함께 일하고 같 이 나누자’는 공산주의적 사고가 인간의 기본정서와 더 부합하는 측면이있다. 그러나 공산주의 계획경제 시스템이 오래가지 못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바이다.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보기보다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고용된 종업원들에게 임금을 줘야 하고 채권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도 지불해야 한다. 정부도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가져간다. 그 결과 남은 이윤이야말로 말 그대로 ‘부가가치(added value)’이다. 그러한 과정에 뼈를깎는 기업 차원의 노력이 숨어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윤추구 자체 가 ‘사회적 환원’인 셈이다. 반면 시장에서 불필요한 상품을 생산하거나 그 품질이 조악한 경우, 혹은비효율적으로 가격을 비싸게 책정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시장의 가차 없는처벌이 따른다. 즉 이러한 기업은 이윤은커녕 파산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지난날 일부 기업의 경우 정경유착, 부패, 분식회계 등 오명으로 점철돼왔고 이것이 반기업 정서의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투명경영과 정도경영을 통해 기업인 스스로 잘못된 관행을 철저히시정하고 혁파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것이야말로 이른바‘노 블레스 오블리주’의 길이 아닐까 한다. 요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부쩍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바람직한 일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본연의 책무는 온정주의에 입각한 자선이 아니라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는 점을 잊 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무엇보다도 그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길이며 시장 경제에서 기업에 주어진 임무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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