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유럽 먹구름 걷힌다" 대기 매수세 폭발


12월 첫 날을 주식시장에서 함박웃음이 터져 나왔다. 전날 미국과 중국에서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소식이 흘러나오며 코스피지수가 68.67포인트(3.72%) 오른 1,916.18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9월27일(5.02%) 이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각각 6,339억원, 1조99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3조4,687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최근 들어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모두 매수세로 방향을 틀었다. 현물시장에서는 지난 29일부터 사흘 동안 1조 4,436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선물시장에서는 지난 28일부터 나흘간 2만2,802계약을 순매수했다. 지난 24일부터 꾸준히 매수세를 보였던 기관은 이날 대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이 이날 하루 순매수한 금액(1조996억원)은 지난 2007년 8월 16일(1조4,984억원)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수치였다. 프로그램 매매 역시 강한 매수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은 이날 1조3,211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하루 순매수금액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프로그램 매수세로 인해 이날 오후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오후 1시 37분께 코스피200선물이 5.02%나 상승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 발동은 올 들어 5번째이고, 매수세로 인한 사이드카는 지난 2009년 1월 이후 2년10개월 여 만이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종목 가운데 직전 매매거래일의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 가격이 5% 이상 상승한 상황이 1분간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제도다. 이날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유로존 위기에 대한 국제 공조가 확대된 데다 중국, 미국 등 선진국들의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 일본은행, 스위스중앙은행, 캐나다은행 등 6개 중앙은행은 달러 스왑 금리를 인하해 유럽 각국 은행 등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심각하게 흐르는 건 독일이 뒷짐을 지고 있어서 인데 미국과 영국이 나선 만큼 독일도 정책 공조를 강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선진국의 정책 공조로 증시의 탄력 모멘텀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인 데다 중국이 지급준비율 인하 결정을 내린 것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AP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잠정 주택매매 지수가 최근 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11월 고용 창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은 2년 만에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긴축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국 등에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리라는 신호가 발생하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며 “코스피 지수 1,920포인트를 1차 저지선으로 평가했는데 이날 단숨에 이 수준까지 올라올 정도로 투자 심리 회복이 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연말 랠리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미국 소비 호조와 중국의 긴축 완화 기대감이 대기 매수세를 폭발시키면서 증시를 큰 폭으로 밀어올렸다”며 “여기에 국내 기업 이익률이 전년 대비 11.5% 증가하는 등 기업 가치가 상승하고 있어서 코스피지수의 상승 여력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은 경계해야 할 요인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위기감 해소 등 해외변수에 따른 급등세여서 반작용이 존재한다”며 “유로존의 불안한 정책 공조가 깨지면 언제든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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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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