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신종플루 40세 여성 뇌사상태

평소 건강… 전국 거점병원들 비상근무체제 돌입


평소 건강했던 40세 여성이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에 감염돼 뇌사상태에 빠졌다. 정부는 전염병 경보수준을 한단계 올리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으며 대한병원협회는 신종플루 치료거점 병원들에 대한 일사분란한 지원체계를 갖추기 위해 신종플루 대응본부를 가동하고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40세 여성이 지난 8월31일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달 1일 뇌부종 및 뇌출혈을 일으켜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뇌사상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여성이 뇌사상태로 확인되면 신종플루 감염자가 뇌사에 빠진 첫 사례가 된다. 이 여성은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병력사항이 없고 평소 건강한 상태였으나 지난달 24일 발열 등의 증세를 보여 가까운 의원에서 급성인두염 치료를 받은 뒤 27일 폐렴증세로 다른 병원에 입원했다. 이어 다음날 고열(38.9도)과 강한 기침증세, 호흡곤란 등으로 증세가 악화되자 대형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급성호흡곤란증(ARDS),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성 지역사회 폐렴 진단을 받았다. 이후 항바이러스제 투약이 시작됐고 31일 신종플루 양성판정이 내려졌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뇌질환 유발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는 게 아직 불분명하다”며 “외국에서 신종플루 감염자에게서 극히 일부 급성 소아 뇌염, 간질 발작 등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일까지 총 8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여성을 포함해 73세 여성과 67세 남성 등 3명이 중증 사례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사망자를 포함해 중증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이날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신종플루가 국가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 외국 사례,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 검토했다. 또한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전염병 경보수준을 현행 ‘경계’에서 ‘심각’으로 한단계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15일 이후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8월 셋째 주 이후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신종플루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전염병 경보수준을 한단계 올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또 백신 접종과 관련해 학생ㆍ군인 등과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보건소에서 무상 접종하도록 하고 이외 대상자는 접종비(백신은 무료)만 본인이 부담하도록 했다. 아울러 거점병원의 격리진료 공간 설치와 운영비용을 실비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거점병원과 거점약국의 의료진을 위한 항바이러스제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신종플루의 유행수준이 이달부터 증가해 오는 10~11월 중 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신종플루 우려가 커지면서 계절독감 백신의 공급가격이 지난해의 두배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신종플루 확산을 앞두고 백신 값을 크게 올린 제약사들은 전염병 ‘위기’를 돈벌이에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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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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