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실적 부진 증권사 하반기 공채 썰렁

대졸 신규채용 축소·포기

불황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대규모 조직 다이어트를 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거나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 거래 감소로 마땅한 수익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인력 수급 조절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4~6월) 순익이 급감했던 증권사 대부분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축소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42명의 신입사원을 뽑은 KDB대우증권은 올 하반기 공채 시기와 규모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9월 초부터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아직 미정"이라며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도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실시한다는 기본 방침은 세웠지만 언제 어느 정도의 인력을 뽑을지는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고졸 공채만 10명 규모로 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공채를 하지 않고 상반기에 채용한 인턴 80여명 중 40~50명 정도를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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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9월 중순께 수십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1월 신입 공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인사팀에서 신입 공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채용하면 11월 중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채용문은 더 심각하게 잠겼다. SK증권ㆍ유진투자증권ㆍKTB투자 증권 등은 하반기 공채를 포기했다.

불황을 인재 채용의 기회로 삼는 곳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지난해 수준인 1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신영증권도 예년과 비슷한 규모인 50명 내외의 공채를 선발할 예정이다.

증권업계가 직원 채용에 소극적인 것은 조직이 비대해져서가 아니다. 올해 금융감독원에 반기 보고서를 제출한 주요 증권사 20곳 중 16곳에서 865명(비정규직 포함)이 직장을 잃었다. 실적 악화에 따른 조직 슬림화가 불가피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거래 부진으로 증권업계 불황이 심화되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연말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증권가 구직을 희망했던 이들의 취업문은 더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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