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호남發 대반전' 나섰다

5·18 구속 부상자회 회원들이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의 5·18 폄훼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18일 오전 광주 5·18민주묘지 기념식에 참석한 우리당의 버스를 막고 있다. /홍인기기자

한나라당 박근혜(오른쪽 두 번째) 대표가 18일 광주 충장로에서 한영 광주시장 후보의 손을 잡아 들고 유세를 하고 있다./오대근기자

열린우리당이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8일 광주 5ㆍ18 기념식을 계기로 지방선거 반전에 나섰다. 호남의 지지를 얻어 전체 선거 판세에 변화를 주겠다는 전략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정동영 의장, 김한길 원내대표, 김근태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대거 광주를 방문, 총력 유세를 벌이며 호남 민심에 읍소했다. 정 의장은 조영택 광주시장 후보 지원유세에서 “회초리를 든 어머니의 심정으로 매는 제게 달라”며 “광주의 결단만이 평화민주세력의 대결집을 이뤄낼 수 있다. 광주가 어머니의 심정으로 때리다가 마지막에는 끌어안아 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는 여당이 ‘호남발 대반전’을 지방선거 승부수로 삼은데 따른 것이다. 전국적으로 열세를 보이는 5ㆍ31 지방선거를 뒤집으려면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의 지지가 필수 아니냐는 셈법이다. 이광재 기획위원장이 직접 나서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산 정권’ 발언을 진화하는데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캠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노무현 대통령과 차별화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켜세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강 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가 정략적으로 대북송금 특검을 받아들인 것은 잘못”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 계승을 주장했다. 서울의 ‘호남 표심’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가장 큰 난관은 민주당과의 경쟁이다. 이를 의식한 듯 정동영 의장은 “수구 냉전세력인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할 정당은 민주당이 아닌 열린우리당 뿐”이라며 ‘사표 심리’를 자극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한화갑 민주당 대표의 “한나라당과 뜻이 맞는 부분은 함께 한다”는 발언을 문제삼고 “5ㆍ18 정신을 훼손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호남의 맹주를 자처하는 민주당이 발끈했다. 한 대표는 “지방선거 후 사라질 열린우리당에게 표를 주는 것이야말로 ‘사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2000년 5ㆍ18 전날 ‘사건’의 주인공인 우 대변인은 5ㆍ18 정신을 입에 담지 말라”며 원색적인 비난까지 퍼부었다. 박주선 서울시장 후보의 장전형 대변인은 “강금실 후보가 도대체 광주에 몇 번이나 가봤느냐. 아마 처음일 것”이라고 공격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호남 격전’ 결과에 따라 전국 표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