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 개막… "4분기 실적호전주 주목"

국내 증시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어닝 시즌'에 들어간다. 지난달까지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는 3ㆍ4분기 실적 호전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 따라서 실적 시즌을 맞아 실제 이익이 한껏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얼마나 충족할 수 있을 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실적 기대치를 충족시켰느냐에 따라 개별 종목의 주가는 등락을 보이겠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3분기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만큼 어닝 시즌을 거치면서 4분기 실적호전 예상기업이 주목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껏 높아진 기대치 충족 여부가 변수=LG화학이 13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POSCO(14일), LG디스플레이(15일) 등 주요 기업들이 3분기 실적 발표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증시가 순조롭게 어닝시즌을 헤쳐나갈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미 실적에 대한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스피지수도 높은 변동성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6일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놓았지만 발표 당일 주가는 하락했다. 이미 실적 향상 기대감을 바탕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데다 4·4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훨씬 웃돌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이익수정비율(12개월 EPS 기준)은 지난 8일 현재 47%에 달했다. 이미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전망치를 상당히 높여놨다는 이야기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주에 금융업체들이 실적을 발표하는 미국도 지난 2·4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는 이익조정비율이 거의 제로 수준이었던 탓에 10곳 중 7곳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익조정비율이 30%로 높아졌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기업들의 3·4분기 실적 기대감은 상당히 높아졌고 주가에도 상당히 반영된 상황"이라며 "실적 모멘텀에 따라 주가가 반등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이 최대 변수… 관심은 4분기 실적으로=이제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는 실적이 어떻게 될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1·4분기를 바닥으로 상향 커브를 그리기 시작했던 실적이 정점을 지난 후 연말로 접어들수록 모멘텀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FN가이드가 국내 주요 상장사 153곳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분기 대비 3ㆍ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은 44%, 17%에 달했다. 하지만 4·4분기는 전분기보다 각각 3%% 가량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다고 볼 정도는 아니지만 실적 모멘텀으로 주가가 상승하기란 그리 수월치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수출중심의 국내 상장기업들의 실적 둔화 압력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 3분기 평균 환율은 1,235원이었다. 앞으로 환율 하락이 더 가속화될 경우 기업들의 분기실적 역시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삼성증권은 4·4분기에도 실적이 개선되고 밸류에이션 메리트까지 갖춘 종목으로 웅진홀딩스, LS, LG, LG전자, 한솔제지, SK, KCC, 한전KPS, 대한항공, 오리온 등을 꼽았다. HMC투자증권은 4분기 실적호전 가능성이 크고, 최근 주가 하락폭도 커 반등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하이닉스, OCI 등을 꼽았다. 유진투자증권은 POSCO와 고려아연, 현대건설, 현대백화점, CJ제일제당 등이 어닝시즌을 거치면서 실적주로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지난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더라도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 않다면 주가는 힘을 잃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실적모멘텀이 약화되는 시점이라 4ㆍ4분기 실적 전망치가 좋은 기업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