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저축의날] 최근 3년간 금융기관별 성적표

최근 3년간 금융기관별 성적표다. 고객들이 신용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서민금융기관에서 수익률이 높은 투자신탁회사나 증권쪽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것이다.하지만 지난 7월 대우사태 이후 투신사의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형세는 반전됐다. 투신·증권·은행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수익성 좋고 예금자보호를 받는 종금사가 약진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투신은 4배 신장, 신용금고 수신고는 반토막 최근 3년간 투신사의 영업은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대우사태 이후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 투신사 자금은 지난 96년말 73조원에서 1년 후에는 88조원, 98년에는 202조원으로 늘었다가 지난 7월말에는 263조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3년반만에 4배 가까이 급신장한 것이다. 반면 상호신용금고는 지난 96년 28조원이던 예금고가 지난 7월에는 24조원으로 급감했다. 금액으로는 4조원이지만 전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4.9%에서 2.7%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전체 수신고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용금고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신용협동조합도 상황이 다르지는 않다. 지난 96년말 신협의 수신고는 13조원으로 전체의 1.3%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지난 7월말 현재는 17조원으로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2.0%로 줄어들었다. 커지는 시장에 비해 신협의 수신고 증가가 못미치기 때문이다. ◇은행의 정기예금은 4배 성장, 신탁계정은 반토막. 은행은 정기예금의 수신이 크게 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3년간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44조원에서 35조원, 37조원, 29조원으로 줄어들었지만 정기예금은 33조원, 47조원, 115조원, 126조원으로 3년만에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5.8%에서 14.4%로 3배 가까이 높아졌다. IMF가 시작되면서 은행이 빠져나가는 돈을 잡기 위해 고금리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놨기 때문이다. 투신사의 대약진으로 은행권의 신탁계정은 절반가까이 줄어들었다. 은행신탁계정은 지난 96년말 177조원에서 97년말에는 199조원으로 크게 늘어났지만 IMF를 지나면서 자금이 빠져나가 98년말에는 158조원으로 뚝 떨어졌다. 반년 후인 지난 7월에는 141조원으로 17조원이 줄어들었다. ◇대우사태 이후 금융시장은 단기부동화. 투신, 증권, 은행 약세 속 종금 약진 지난 7월 대우사태 이후 투신권을 빠져 나온 돈들이 갈 곳을 못찾고 있다. 대우의 실체가 어렴풋하게나마 드러나면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잠복해 있는 복병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투자자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투신권을 빠져나온 자금이 부동산쪽으로 이동하지도 않았다. 최근의 금융기관별 예금동향을 보면, 은행의 신탁계정 수신고는 계속 줄고 있다. 투신사도 공사채형 수신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증권사의 고객예탁금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반면 종금사의 수신고는 늘고 있다. 은행은 전환형 단위신탁 상품을 개발해 단위형 신탁의 수신고를 증가로 반전시켜놨다. 그러나 다른 신탁상품의 수신고가 줄면서 전체적으로 줄고 있다. 투신권의 자금이탈은 10월 들어서도 계속됐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에 대한 환매 제한이 계속되고, 11월부터 개인과 일반법인의 대우채권 편입부분에 대해 80%의 환매가 이뤄짐에 따라 감소폭은 전월에 비해 크게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주식시장이 800선을 밑돌고 대우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으면서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이 꾸준히 줄어드는 등 자금사정도 계속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종금사의 수신고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종금사는 어음매출을 통한 수신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투신사 이탈자금이 예금자보호를 받고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종금사의 발행어음과 CMA로 몰리면서 수신고가 증가세로 반전됐다.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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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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