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 세계 전략시장으로 `급부상'

신상품 첫 출시ㆍ한국법인 CEO `예우'…신조어 `BRICKs' 등장

한국시장이 뜨고 있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민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한국시장의 위상이 몰라보게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경제에서 비중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신흥 시장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의미하는 브릭스(BRICs)에 한국(KOREA)을 추가한 `BRICKs'란 용어도 사용되고 있다. 한국이 IT 분야 등을 중심으로 신제품의 `테스트 마켓'으로 평가받고 다국적 기업의 한국법인 경영자들이 본사에서 잇따라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된 것은 한국시장을보는 외국기업들의 시각을 잘 보여준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와 함께 선두자리를 다투며 급성장하고 있는 도요타코리아는 22일 렉서스 ES330의 마이너 체인지 모델인 뉴 ES330를 세계 최초로 한국시장에서 출시했다. 렉서스의 최대 시장인 미국보다도 한달 앞서 출시된 것이다. 자동 접이식 미러 등 상당수 편의사양 채택과정에 있어서도 한국 고객의 요구사항을 상당 부분 수용했다. 지난해 9월 시판을 시작한 LS430도 한국시장이 첫 데뷔무대였다. 도요타의 경우 국내 신차 발표회 때마다 본사 차량 개발총책임자를 직접 한국에보내 차량을 소개하도록 하는 등 한국 시장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한국은 미국, 영국, 대만,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렉서스가 다섯번째로 많이팔리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도요타코리아는 이와 함께 최근 서울대 국제대학원에 특별강좌 `아시아와 세계(Asia and the World)'를 개설, 3년동안 5억원을 지원키로 하는가 하면 해마다 본사차원에서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를 초청, 문화.자선 이벤트인 `도요타 클래식'을 개최하는 등 사회환원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 이 또한 한국 시장을 그만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BMW는 본사 차원에서 매년 전 세계 기자설명회 때 시장별 현황을 브리핑하면서 한국을 가장 먼저 언급할 정도로 한국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적극적인 시장개발 전략이 성공한 대표 케이스로 주저없이 한국을 꼽는다. 작년 7월에는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독일 BMW그룹 임원으로 승진 임명됐고 지난 3월말부터 4월말까지 그룹 연례 사장단 회의가 한국에서처음 열리기도 했다. 렉서스, 혼다에 이어 내년 중반부터 한국 판매에 들어가는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도 자체 판매망을 확보, 북미 시장 이외에 진출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일정도로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닛산 자동차는 내년 인피니티 7개 모델을 내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계획으로 한국시장을 일본, 중국, 러시아, 서유럽 등으로의 진출을 위한, 인피니티 브랜드 세계화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소니 본사는 기존 브릭스(BRICs)에 기존 BRICS에 한국을 포함시켜 `브릭스(BRICKS)'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절대적 시장규모에서는 기존 4개국보다 뒤지지만 한국은 전체 매출 중 고가의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 때문에 소니의 글로벌 전략을수행하는 주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2002년 6천억원 수준이던 소니코리아의 매출이 지난해에는 8천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1조원 가까운 매출을 기대하는 등 매년 30% 정도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한국법인에 대한 소니 본사의 애정을 설명해줄 수 있는 대목. 광학기기 전문업체인 올림푸스의 한국법인인 올림푸스코리아의 방일석 사장은최근 일본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등기이사(Board Member)로 선임됐다. 방 사장은 일본 올림푸스의 영상시스템컴퍼니가 올림푸스 이미징㈜(OIMC)으로독립, 분사하는 오는 10월 1일부터 올림푸스 이미징㈜의 등기이사직을 맡아 아시아블록 총괄과 글로벌 마케팅, 미디어사업, 민생(B2C) 사업 등을 맡게 된다. 방 사장은 지난해 말 올림푸스 아시아 블록 총괄사장과 올림푸스 차이나 부회장직에 이어 올 4월에는 규모가 훨씬 큰 올림푸스 홍콩&차이나 법인의 부회장까지 맡아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 세계적 주류업체인 페르노리카는 최근 한 병에 1천200만원인 `로얄살루트 50년산'을 전세계적으로 255병만 한정 출시하면서 한국 현지법인을 통해 국내시장에 가장 먼저 20병을 공급했다. 세계 4위의 위스키 수입국인 한국 시장의 고급취향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진로발렌타인스도 최근 `발렌타인 21년' 500㎖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진로발렌타인스 관계자는 "세계 최대 위스키 소비국중 하나인 한국 소비자들의까다로운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에는 없는 다양한 용량의 제품을 국내시장에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위스키업체 하이스코트는 지난 2002년 위스키 `랜슬럿'을 국내 시장에만 출시하면서 모기업인 영국 에드링턴 그룹의 이한 굿 회장이 직접 방한해 홍보를 하기도 했다. 담배 `던힐' 생산업체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BAT)코리아는 지난해 한갑에3천500원짜리 최고급 프리미엄 담배 `던힐 톱리프'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선보였다. 이 회사의 지난해 한국 매출액이 1조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던 데다 한국이 세계 8대 담배시장이기 때문이다. 한 외국기업 관계자는 "한국은 경제강국일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고 취향이 까다로워 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시장에서도 통한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있다"며 "한국은 시장규모에서도 거의 최상위권이기 때문에 위상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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