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업안전이 국가 경쟁력] 외국의 사례

정부간섭 최대한 줄이고 행정감독 면제등 혜택도산업재해는 귀중한 인명의 손실과 경제적 비용을 초래함은 물론, 막대한 생산차질과 근로자의 사기저하로 이어져 결국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나타난다. 미국의 경우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 1,700억 달러로 에이즈 비용의 무려 6배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ㆍ후진국을 불문하고 각국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가차원에서 산업재해 예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은 1802년 노동법에 '도제와 건강ㆍ풍기에 관한 규정'을 도입,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건안전에 관한 제도를 시행해 왔고 미국도 1970년에 산업안전보건법을 제정하고 연방노동성 산하에 산업안전보건청(OSHA)을 설치해 다양한 시책을 펼쳐 왔다. 그 결과 미국은 1990년 재해 발생률이 20년 전에 비해 50%나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 외국에서는 산업안전을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미국 VPP= 클린턴 행정부 출범후인 1993년부터 고어 부통령 주도하에 5개년 전략계획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이 계획의 핵심에는 안전보건관리활동이 우수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자율안전 프로그램(VPP:Voluntary Protection Program)이 자리잡고 있다. VPP인증제는 사업장 스스로가 재해예방 프로그램을 수립, 실천하고 산업안전보건청은 이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과정을 거쳐 대외적으로 인증함으로써 행정기관의 간섭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안전관리 수준을 자율적으로 향상시키는 시스템이다. 인증은 회사측이 제출한 서류 검토와 산업안전보건청 평가팀의 현장검증을 거쳐 최종등급이 결정되는데 일단 인증을 받은 사업장은 인증기간동안 중대재해가 발생하거나 근로자의 민원제기, 화학물질 외부누출 등이 없는 한 행정감독이 일체 면제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이 제도는 1982년 뉴욕주의 ABB Air Preheater사가 첫 사업장으로 선정된 이래 1997년말 현재 370개 사업장이 참여하고 있는데 화학회사 등 제조업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VPP인증을 받은 사업장은 당초 예상 재해의 45%만이 발생했고 동종업계 평균재해율의 55%미만의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더 나아가 근로손실에 따른 재해보상비의 절감과 생산성 향상, 근로자 사기앙양, 기업이미지 제고 등 유무형의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S8800=다른 나라에 비해 산업화가 빨랐던 영국은 산업재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1802년 세계에서 최초로 노동법에 '도제와 건강, 풍기에 관한 규정'을 도입하고 1819년에는 공장법을 제정, 보건안전에 관한 제도를 처음으로 시행했다. 산업재해가 시속적으로 증가하자 영국정부는 섬유산업에만 적용하던 공장법을 1867년에는 모든 작업장으로 확대 적용했다. 1973년에는 통합적인 보건안전법을 제정하고 보건안전청을 설치하는 등 산업안전활동을 강화해 오늘날 가장 모범적인 활동을 하는 국가로 발전했다. 이후 민간단체 활동과 노사가 함께 노력을 통해 산업재해가 줄어들자 자율적인 산업보건안전시스템인 'BS 8800시스템'을 개발, 전 산업분야에 활발히 적용했다. 영국은 이와 같이 민간 자율에 의한 산업보건안전시스템 규격을 개발 운용함으로써 각각의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유도한 결과 성공적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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