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4일부터 13일까지국립창극단은 오는 4일부터 13일까지 '완판창극 흥보가'를 무대에 올린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형 공연이기에 부모님께 드릴 효도선물로도 적당할 듯 하다.
지난 98년 '춘향전'으로 문을 연 국립극단 완판창극은 '심청가' '수궁가' 등으로 이어지며 연인원 5만여명을 동원한 국립창극단의 대표적 공연물이다.
창극이란 전통 판소리를 극장 무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르. 우리 고유의 공연예술을 서양식 극장 무대에 올리는 작업이기에 그간 여러 어려움이 많았다. 그렇기에 창극단은 '창극의 양식화'를 분명히 하고자 지난 98년부터 매년 한편씩의 '완판창극'을 기획, 무대에 올려왔다.
하지만 너무나 익숙한 줄거리에 매번 빤한 내용이라면 과연 새 관객층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
'완판창극 흥보가'가 여러 새로운 장치들을 도입한 이유가 바로 이래서다.
우선 그간의 창극 공연에서 보기 힘들었던 해설자 역할의 '도창'을 부활시켰다. 하지만 예전처럼 극중간에 잠깐씩 등장하는 이질적인 '도창'이 아니라 무대와 객석에서 흥겨운 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작품의 완급을 조절해주는 역할이다.
또 인물별 악기 배치, 실감나는 무대 장치, 남사당 놀이의 재연 등으로 극적 효과를 더할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
1인 3역을 도맡아 한 안숙선의 역할도 눈에 띈다. 그는 예술감독으로 작품을 총지휘하고 대본을 창으로 작창했으며 해설자인 도창 역할까지 담당한다.
최근 기관지 확장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그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4일, 6일, 10일에 각각 무대에 서 관객과 만난다.
흥보와 놀보 두 사람을 모두 주인공으로 설정, 한쪽으로 극의 비중을 치우치지 않게 한 점도 이채롭다. 또 흥보 아들 '돌남이'를 노래하지 않는 인물로 설정하기도 했다.
전통 민화나 풍속화에서 튀어나온 듯 한 무대는 회전시켜 옆면과 뒷면까지 보여줌으로써 사실감과 입체감을 높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여자 도창 역에 김경숙ㆍ 임향님, 놀보역에 왕기석ㆍ최영길ㆍ주호종, 흥보역에 왕기철ㆍ김학용ㆍ이영태가 교체 출연한다.
남자 도창 역도 겸하는 왕기철-왕기석은 실제로도 친형제간이다. 매회 4인용 가족화목석(10만원)을 100석 한정 판매한다.
4시간 반 가량 걸리는 공연이므로 1막후 한 시간 가량 저녁식사 시간이 주어진다. 기간 중 오후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만원~5만원. (02)2266-0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