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본 소비 꿈틀] 소비자 지갑 활짝 열었다

전후 최대의 경제불황으로 지갑속의 돈을 움켜지기만 했던 일본 소비자들이 경제회복과 증시 활황세에 힘입어 조금씩 지갑을 열고 돈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와 관련, 일본 소비자들이 경제회복 기대로 조금씩 소비를 늘려가고 있으며, 이는 일본 경제회복을 가속화할 수 있는 청신호가 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일본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해 경제를 지탱해 가는 인위적 측면이 강했다면 이제는 시장회복에 따른 본격적인 성장 사이클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사실 일본 정부는 지난 몇년간 민간소비가 살아나기는 커녕 갈수록 침제되자 재정지출을 계속 확대해 공공부문 투자를 늘리고, 산업수요를 창출해 왔다. 일본의 소비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징후는 최근의 주요 소비지표에서도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냉장고 판매량은 지난 6월 전년 동월보다 14.3%나 크게 늘어났으며 신규주택 건설도 7.3%나 급등, 올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냉장고 판매와 주택건설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그만큼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전반적인 자동차 판매부진 속에서도 최근 가격이 저렴한 초소형 미니카의 판매가 폭증하고 있는 것도 소비회복의 한 신호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다 은행 저축률도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인들이 은행에서 돈을 빼 소비를 늘리면서 지난해 12.2%에 달했던 저축률이 올해는 11.5%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더욱 낮아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의 민간소비는 90년대 들어 주식시장 폭락과 함께 잦아들기 시작해 지난 96년초 일본 정부가 소비세를 올리면서 급격히 냉각됐고, 일본 경제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가 다시 살아나면 이제 갓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본 경제의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된다. 하지만 일본의 소비가 최근 조금씩 꿈틀대고는 있지만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인지의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특히 올들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이 가장 큰 변수다.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면 현재 4.9%인 실업률이 더욱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소비가 다시 급격히 냉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널은 이와 관련, 『일본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지난해보다는 뚜렷히 살아나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대폭적인 소비확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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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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