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숫자로 본 2014 증시

엔저 악재 뚫고 美 경기회복 훈풍 오나… 청양의 해 반등기류 기대

우여곡절이 많았던 갑오년 증시가 마무리됐다.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거래소 직원들이 코스피지수가 내림세로 장을 마감하자 색종이를 뿌리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이호재기자

갑오년 한국증시는 한 해 내내 대외변수에 시달리며 체력의 한계를 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도 그리스 대통령 선거가 부결된 데 영향을 받아 전날보다 12.27포인트(0.64%) 떨어진 1,915.59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1년 전 2,011.34포인트에 비해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아베노믹스'로 엔화가치가 떨어져 해외에서 일본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전자·자동차 등 대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했다. 연말에는 유가마저 급락하면서 정유·화학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성과도 있었다. 삼성SDS·제일모직·다음카카오 등이 증시에 새로 진입하면서 엄청난 자금을 끌어모아 공모주 시장의 가능성을 봤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졌고 '스타 중소형주'가 여럿 탄생했다.

내년에는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배당을 비롯한 주주친화 정책이 확산돼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증시를 주요 숫자를 통해 돌아봤다.

● 195.76

코스피 최고·최저점 격차


올해도 코스피는 장기 박스권을 뚫지 못했다. 오히려 박스권의 폭이 예년보다 줄었다. 코스피지수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가 불과 195.76포인트로 전년의 278.95포인트보다 축소된 것이다. 올 초 코스피지수는 전년 말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2월4일에는 연중 최저치인 1,886.85포인트까지 밀렸다. 이후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에 한국을 비롯한 주요 신흥국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지수가 오르기 시작했다. 정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각종 경기부양책이 쏟아진 7~8월이었다. 7월30일 코스피지수는 2,082.61포인트까지 오르며 박스권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우려, 엔저 심화, 유럽 경기침체 등 잇따른 대외악재에 추락해 결국 연초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 30조


제일모직 일반 청약에 몰린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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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제일모직 일반청약 공모에 30조649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지난 2010년 상장한 삼성생명(032830)(19조8,444억원)을 뛰어넘는 사상 최고치다. 11월에 상장된 삼성SDS의 공모에도 역대 3위 규모인 15조5,52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의 고착화로 갈 곳을 잃은 투자자들이 공모주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며 공모주 시장이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세금혜택·배당확대 등 적절한 유인책만 나온다면 대규모 유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희망도 함께 봤다. 올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인 곳은 8월 상장한 감마누로 1,390대1을 기록했다. IPO 건수와 규모도 크게 늘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을 합쳐 총 78건으로 2012년 29건, 지난해 40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공모금액도 지난해 1조3,096억원에서 올해는 4조8,77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 3조9853억

코스피 하루평균 거래액


올해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다. 지난해 3조9,941억원에 비해 소폭 줄어들면서 2년 연속 3조원대에 그쳤다. 지난 5년간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2011년의 6조8,631억원과 비교하면 약 40% 정도 줄어든 수치다. 최근 2년간을 제외하고 일평균 거래대금이 3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6년(3조4,351억원)이 마지막이다. 일평균 거래량도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지난해 3억2,686만주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2억7,789만주에 그쳤다. 거래대금이 늘지 않으면서 증권업계도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쳤다.

다만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9,713억원으로 지난해 1조8,234억원에 비해 소폭 늘었다.

● 21조4970억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시총 감소액


한국증시의 '원투펀치'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21조4,970억원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엔화 약세 등에 따른 수출부진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195조4,662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조6,000억원 줄었고 시총 비중도 0.85%포인트 감소했다. 현대차는 타격이 더 컸다. 실적부진에 한전부지 10조원 낙찰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전년 대비 15조원 가까이 줄었다. 두 대장주의 시총이 급감하면서 시총 상위종목들의 순위 바뀜도 치열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에 삼성SDS와 삼성생명이 새롭게 진입했고 신한지주와 기아차(000270)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특히 SK하이닉스(000660)의 약진이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증권부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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