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영웅전] 배가 고픈 이세돌

제5보(37~41)


흑39가 왕레이의 강수였다. 그가 생각하는 포인트는 선수를 빼겠다는 것. 흑41로 참고도1의 흑1에 두면 백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백2로 꼬부릴 때 흑3으로 물러서야 하는 아픔이 있다. 계속해서 백6으로 한방 얻어맞고 백8, 10으로 싸발려서는 흑이 잡고서 망한 꼴이다. 수순 가운데 흑3으로 7의 자리에 꽉 잇는 것은 백이 5의 자리에 기어나와 흑이 더욱 견딜 수 없다. 싸발리는 것을 방지하려면 흑은 참고도1의 흑5로 참고도2의 흑1에 두어 수를 늘려야 한다. 그러나 이 코스도 결과는 거의 비슷하게 된다. 백4가 수를 늘리는 묘착이 되는 것이다. 흑11까지가 외길 수순이다. 수순 가운데 흑5의 굴복은 뼈저리지만 어쩔 수 없다. 이 수로 6의 자리에 두면 백이 5의 자리에 이어 우하귀가 모두 백의 집이 되어 버린다. 사이버오로 검토실에 김성룡 8단이 들어섰다. 재담가인 그가 오자 화제가 요란해졌다. 1976년 생인 김성룡은 유머가 풍부하고 센스가 뛰어나 바둑TV의 해설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세돌이가 이길 게 뻔해요. 왕레이는 기질상 세돌이한테는 안 될 거예요. 뭐랄까. 왕레이는 상상력이 부족하다고나 할까. 세돌이 같은 전천후폭격기한테는 견디기가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세돌이는 요즈음 상당히 배가 고프거든요. 타이틀도 하나 없고요.”(김성룡 8단) 후배인 최철한은 국수, 기성, 천원을 차지하여 3관왕이고 박영훈은 후지쯔배를 차지했고 송태곤은 KBS 바둑왕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세돌은 무관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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