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가 사실이라면 유씨를 체포하거나 도주경로를 파악할 단서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검경의 부실 수사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4일 연합뉴스는 순천에 사는 J씨가 이날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긴 어렵지만 오전에 TV에서 ‘검찰이 유병언 은신처를 급습했으나 놓쳤다’는 뉴스를 본 뒤에 오전 9시께 순천경찰서 정보과와 인천지검에 각각 전화를 걸어 ‘비밀 공간’ 존재 가능성을 제보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J씨가 신고한 날은 검찰이 송치재 별장을 급습한 5월 25일 다음날인 26일 오전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TV에서 ‘유병언이 머문 방을 며칠 전에 목수가 수리했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직감적으로 ‘비밀 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곧바로 114에 문의해 번호를 알아낸 뒤 순천경찰서 정보과에 전화를 걸어 ‘유병언의 방만 검색하지 말고 다른 방이나 벽을 잘 살펴봐라. 벽을 두드려보면 소리가 다르니까 ’비밀 공간‘을 찾아낼 수 있다’고 제보했다”고 말했다.
J씨는 순천경찰서에 이어 인천지검에도 전화를 걸어 똑같은 얘기를 반복했다. J씨는 인천지검에 전화해 ‘유병언과 관련해 제보할 것이 있다’고 하니 곧바로 전담반으로 전화를 돌려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전화를 해서 정밀검사를 해달라고 하니까 전화를 받은 사람이 ‘참고로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며 “그런데 인제 보니 그 사람들이 과연 수사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J씨는 이어 “이후 별다른 얘기가 없어 이틀 뒤에 또 한 차례 순천경찰서와 인천지검에 각각 전화를 걸어 같은 얘기를 반복해 제보했다”며 “이번에 별장의 비밀공간에 유씨가 숨었다가 달아난 것이 사실로 확인되니 검경이 조사를 확실하게 하지 않은 부분이 조금 억울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J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검경이 유씨를 조기에 검거하거나 최소한 도주 경로를 파악할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어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