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최소 6,000㎿ 규모의 발전소 건설과 운영 노하우를 쌓아라."
동부그룹이 민간발전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한다. 김준기(사진) 동부그룹 회장은 최근 동부발전당진㈜이 추진해온 국내 최초의 민간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이 정부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뒤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18일 동부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당진의 민간발전이 1,000㎿급 규모인 만큼 국내에서 앞으로 전개될 민간 화력발전소 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동부그룹 내부에서는 이 회장의 이 같은 지시가 민간발전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데다 그룹 내 건설 계열사인 동부건설과의 시너지 효과가 부각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 하반기 착공 예정인 동부발전당진㈜의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인 '동부그린발전소' 건설 사업에서 동부건설이 2조2,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동부발전당진은 동부그린발전소의 총 투자비 2조2,000억원 중 1조7,000억원을 내년 4월까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부발전은 이날 한국산업은행을 PF 자문사로 선정했다.
동부건설의 경우 현재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로 인해 새로운 활력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민간 발전사업을 수행한 경험을 발판으로 안정적인 실적과 함께 노하우와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동부발전당진㈜ 지분의 60%를 동부건설이 보유하고 있어 동부건설이 이번 민간 화력발전 사업 추진의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며 "현재 삼척에도 민간 화력발전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건설 분야에서는 톡톡히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전사업에 이처럼 동부가 의욕적으로 나서는 것은 정부가 지난 2000년부터 발전사업을 민간에 개방한 뒤 앞으로 송배전시설 등 개방 분야가 더욱 커져 사업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설계에서부터 시공ㆍ운영의 노하우를 모두 확보할 경우 해외 시장 진출도 무난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전력공사는 전세계 20여개에 이르는 발전사업에 지분 참여 형태로 진출하고 있다. 또 포스코의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와 삼성물산 등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ㆍ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합작투자와 EPC 계약을 맺고 해외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발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발전시장에서 가장 투자 규모가 큰 화력발전까지 개방된 만큼 국내 대기업들의 발전사업 진출이 잇따를 것"이라며 "이는 해외 시장 확대와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