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갈 길이 바쁜 거래소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선물과의 시세차를 이용, 이익을 얻기 위해 사놓은 주식)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등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오는 13일 옵션만기일까지 다가오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수급이 불안한 상황이다.
7일 오후 장들어 소폭의 상승세를 유지하던 종합주가지수는 장 마감 동시호가에서 171억원 가량의 프로그램 순매도가 나오면서 전날보다 0.44포인트(0.05%) 하락으로 마감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1,51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날 295억원 순매도에 이어 이틀 연속 매도 우위다.
전날에도 장 마감 동시호가 때 580억원의 프로그램 순매도가 쏟아져 지수가 8포인트 이상 밀렸었다.
프로그램 매도세는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불을 지폈다. 외국인은 7일 3,929계약을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6일 5,348계약, 5일 1,560계약 등 사흘째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미 증시가 연초 랠리를 보일 것이란 기대와 달리 연일 조정을 받자 매수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사상 최대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많은데다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도 누적으로 1조7,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어 이 물량이 청산되며 프로그램 매도로 나온다면 증시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틀간 장 후반에서 나타났듯이 외국인 매수세도 주춤하는 등 적극적인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커져 조금만 물량이 나와도 지수가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월 옵션만기일을 전후로 프로그램 매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배당을 겨냥하고 유입됐던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적극적으로 청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지승훈 대투증권 차장은 “매수차익잔고가 1조3,000억원에 달해 추가 유입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시장 베이시스가 악화될 기미만 보이면 적극적인 청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재훈 LG투자증권 과장 역시 “옵션 만기일 부담으로 베이시스가 다소 둔화될 것이고 주초반 최근 유입된 차익매수가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