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이상 아낄 획기적 기술… 한국서 일 냈다
"기술 국산화로 1조 이상 수입 대체효과"저비용 나노 분리막 개발한 윤준보 교수·이대식 박사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분자보다 작은 입자를 걸러내는 '나노 거름망'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윤준보(41ㆍ사진 왼쪽) KAIST 교수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이대식(43ㆍ오른쪽) 박사가 전자산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박막을 나노 분리막 소재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30일 발표했다.
두 사람은 학회에서 만난 것을 인연으로 2009년부터 공동 연구를 진행해왔다. 윤 교수는 나노 분리막 제작을, 이 박사는 제작된 나노분리막의 성능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아 새로운 나노 분리막을 개발해냈다.
나노 분리막은 혈액 속에 있는 미세한 불순물을 제거하거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ㆍSARS)처럼 공기 속에 존재하거나 물속에 살고 있는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미래 고부가가치기술로 각광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분리막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박막 위에 추가적으로 나노 구멍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고 제작 과정도 복잡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윤 교수팀은 박막에 새로 구멍을 뚫는 것이 아니라 아예 구멍이 뚫린 박막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반도체에 사용되는 기존 박막 제작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대량생산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수㎝ 크기의 정밀 혈액 정제용 필터를 개당 100원 이하의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또 현재 2~3㎝에 불과한 분리막 크기를 수㎡ 이상의 크기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일반적으로 국내 분리막시장은 9,000억원대로 추정되는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며 "이번에 나노 분리막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1조원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리막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 및 응용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지 8월 22일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으며 분리막 소재와 제작기술은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특허 출원을 완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