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당분간 590선 공방 예상

대다수 전문가들이 이라크전쟁 개전시기로 예상하는 3월이 다가오면서 서울증시도 관망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다. 외국인의 지리한 매도공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프로그램 매매규모마저 줄어들고 있어 지난주초까지 시장개입에 적극적이었던 기관투자가들까지 매매자제 분위기가 역력하다. 26일 증시는 이 같은 관망심리 영향으로 전일보다 1.99포인트(0.33%) 떨어진 590.26포인트로 마감했다. 거래량도 `시계 제로`를 반영하듯 지난 20일 10억주대를 정점으로 5억주대까지 후퇴했다. 거래대금도 1조5,000억원 안팎에서 좀처럼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25일 급락의 여파로 20일선 지지여부를 놓고 힘겨루기를 벌였지만 막판에 20일선 지지에 실패했다. 급락세를 보이던 20일선은 하락기울기가 완만해진데 이어 횡보국면으로 진입해 당분간 590선에서 매매공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라크전쟁과 관련한 새로운 호ㆍ악재가 가시화될 때까지는 이런 안개장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호ㆍ악재성 풍문에 신중해진 시장=오전장에서는 미확인 정보이기는 하지만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망명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 루머에도 종합주가지수는 불과 5포인트 상승에 그치는 모습이었다. 오후들어서는 북한의 미사일 추가발사 계획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지수 하락폭 역시 2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상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쟁을 향한 일정으로 다가서자 관망심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결과”라며 “600선에서의 저항때문에 매수에 나서는 세력도 머뭇거리지만 직전에 570선에서 바닥을 형성했다는 점때문에 매도세력도 주저하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그만큼 신중하게 장세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시장 주도세력 부상 어려워져=지난 25일 급락의 여파로 시장의 주요 매매주체들이 신중한 매매행태로 전환하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매매를 자제한다는 표현이 적절한 상황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사흘째 매도공세를 벌여 전세계적인 주식비중 축소 움직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750여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던 기관투자가들도 단기 매수여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투신권은 25일까지 이미 7,300여억원 어치를 사들여 추가적인 매수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 역시 20억원에 그쳐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했다. 김호진 미래에셋 주식운용팀장은 “대외변수가 가닥을 잡을 때까지는 좀더 지켜보는 수밖에 달리 대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투자가들이 이틀째 대량매수를 통해 지수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고객예탁금도 지난 21일 8조3,007억원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로 돌아서 이들의 지속적인 매수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시장을 주도할 세력이 없는 소강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분간 20일선 매매공방 불가피=이날 종합주가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592포인트를 살짝 밑돌았다. 20일선은 지난해 12월말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어 2개월간의 하락국면을 접고 최근들어 횡보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20일선을 놓고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소강국면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거래량 증가여부를 단기 투자시점 포착 지표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장세가 오름세로 돌아설 경우 거래량에서 먼저 시그널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만약 추가하락세로 가닥을 잡는다면 거래량이 늘어나기보다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일정비율의 현금을 유지하면서 거래량 변화시점까지는 매수시점을 늦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관련기사



조영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