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주목해야 할 '글로벌 식량위기' 경고

지구촌 전반에 걸친 이상기후 등으로 곡물생산이 줄면서 식량위기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16일 “전세계적으로 식량가격이 위험한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정치적 불안을 초래하고 수천만명을 극빈상태로 몰아넣고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이미 37개국이 심각한 식량위기에 직면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주 말에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의장국인 프랑스는 식량수급 문제를 긴급의제로 올리기로 했다. 폭설과 한파ㆍ가뭄 등에 따른 흉작으로 곡물가격은 폭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FAO가 산정한 지난달 식품가격지수는 230.7를 기록해 식량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6월의 213.5를 넘어섰다. 품목별로는 국제 옥수수 가격의 경우 1년 전보다 70%나 급등했고 콩도 50% 넘게 뛰었다. 식량뿐 아니라 원당ㆍ원면 등 거의 모든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식량가격 급등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곡물가격이 급등하자 러시아 등 주요 곡물생산 국가들은 수출금지 및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고 수입국들은 관세철폐 등을 통해 식량확보에 나서고 있어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경작지 감소, 대체연료 개발 등으로 곡물생산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ㆍ인도의 육류소비가 늘고 있는 것도 식량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10년 이상 식품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식량자급률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식량안보 차원의 대응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7%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해마다 1,500만톤이 넘는 곡물을 해외에서 사들이고 있다. 식량위기에 대비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자급률이 낮은 곡물 확보를 통해 비축량을 늘리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생산은 물론 해외 생산기지 확보 등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시한 대로 범정부 차원의 대형 곡물회사를 만들어 글로벌 식량전쟁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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