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의 격전을 치른 뒤 11일간 짧은 휴식을 취했던 '탱크'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알리스웨스턴오픈(총상금 480만달러) 첫날 상위권에 오르며 복귀 무대를 산뜻하게 장식했다.
최경주는 2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레먼트의 코그힐골프장(파71.7천326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7언더파 64타를 때려 단독선두로 나선 노장 로렌 로버츠(미국)에 4타 뒤진 최경주는 공동10위에 올라 당초 목표로 했던 '톱3' 입상에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1일 US오픈을 끝내고 11일간 쉬었던 최경주는 평균 비거리 307.5야드 에이르는 장타를 폭발시킨데다 13차례나 버디 찬스를 맞을 정도로 아이언샷이 겨냥한대로 떨어지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안착률이 57%로 다소 처졌고 퍼트 개수가 29개에 이르는등 실전 감각이 아직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지만 남은 3일 동안 우승 경쟁에 뛰어들기에는 충분했다.
10번홀에서 시작한 최경주는 11번홀(파5) 버디로 기세좋게 출발했고 13번홀(파4)보기도 17번홀(파4) 버디로 만회했다.
잇단 버디 기회를 아쉽게 놓치며 8개홀 연속 파행진을 벌이던 최경주는 8번(파4), 9번홀(파5)에서 줄버디를 잡아내 첫날 경기를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4개월만에 최경주와 같은 대회에 출전한 나상욱(20.코오롱엘로드)은 1언더파 70타로 공동36위에 머물렀다.
명예회복을 노리는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5개를 잡아냈지만 고질병인 드라이브샷 난조가 여전한 가운데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곁들이며 1언더파 70타로나상욱과 같은 공동36위.
대회 2연패 먹구름이 낀 우즈는 험악한 관계까지 치달았던 옛 스승 부치 하먼과의 화해와 갤러리의 카메라를 빼앗아 발로 걷어친 캐디 스티븐 윌리엄스의 공개 사과 등 경기 외적인 일로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올해 이 대회에만 19번째 출전하는 로버츠는 보기없이 7개의 버디를 솎아내 로버트 앨런비(호주)를 1타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달렸다.
퍼트 실력이 뛰어난 선수로 유명한 로버츠는 이날은 단 2차례 그린을 놓치는 컴퓨터 아이언샷까지 보태져 신나는 버디 파티를 벌였다.
벤 커티스, 마크 헨스비, 채드 캠벨(이상 미국), 스티븐 에임스(캐나다) 등 무려 7명이 4언더파 67타로 공동3위 그룹을 이뤄 치열한 선두 각축을 예고했다.
한편 손목 부상 치료를 마치고 투어에 복귀한 짐 퓨릭(미국)은 2언더파 69타를쳐 공동23위에 오르는 등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