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뭐길래….’ 연기 지망생인 한 20대 여성이 신용카드 빚 2,000만원을 갚기 위해 수십억원대의 가족 공동소유 부동산을 몰래 근저당 잡히고 돈을 빌려 쓰다 송두리째 잃은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1일 가족 공동소유의 부동산 등기권리증을 훔치고 인감증명을 위조한 혐의로 오모(24ㆍ여)씨를 구속하고 이 서류를 이용해 해당 부동산을 매각한 혐의로 송모(40)씨 등 사채업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2,000만원을 갚기 위해 지난 2002년 8월 가족들의 인감도장을 훔쳐 가짜 인감증명 위임장을 발급받은 뒤 이를 송씨에게 넘겨 경기 남양주시 일대 토지 1만3,000여평과 서초구 잠원동 소재 35평 아파트 1채 등 시가 60억원 상당의 가족 공동소유 부동산을 근저당으로 설정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이 대가로 송씨에게서 6,500만원을 빌리는 등 2004년 9월까지 4개 사채업체로부터 총 10억여원을 빌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송씨 등 사채업자들은 원금과 이자를 받아내기 위해 오씨가 훔쳐낸 부동산 등기권리증과 인감도장 등을 이용, 2004년 9월 이 부동산을 모두 팔아 6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사채업자들이 부동산을 팔 수 있도록 가족들에게 ‘유명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맺는 데 필요한 서류’라고 속여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사인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오씨는 경찰에서 “사채업자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빌려준 적이 없다. 내가 빌린 돈은 5,000만원이 안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