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에서 행할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연설 결과에 따라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 처리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듣는 다음 의원총회를 거쳐 표결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정부가 제출한 이라크전 파병안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에서 반대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섣불리 표결에 응했다가 파병안 처리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뒤집어 쓸 수도 있어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이 31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은 우리를 만나러 다니지 말고 자당 내 설득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빨리 빨리 문제 해결에 나서기 바란다”고 주문한 것은 이 같은 당내 정서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노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후 파견동의안을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소속의원 설득과 대야 조율을 병행하고 있다.
정대철 대표는 31일 당무회의에서 “2일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들은 뒤 파병안을 처리할 예정”이라면서 “파병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본인과 당 3역, 청와대가 노력 중이며 주말을 계기로 의원들의 분포가 찬성쪽으로 집약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동안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정동영 상임고문, 조순형 의원이 성명을 내고 파병 찬성 의사를 밝히는 등 노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신주류 중진 의원들의 찬성 의견도 속출, 당내 기류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해찬, 신기남, 천정배, 이재정 의원 등은 파병에 반대하고 있고 소장파인 송영길, 임종석, 오영식 의원 등은 강경 반대 입장이어서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당론 결집`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편 청와대는 국정연설에 담을 파병문제에 대한 언급 수위를 검토하는 등 파병안 처리 문제에 골몰하고있다. 특히 문희상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 등은 파병반대 의원을 상대로 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여론조사 흐름을 살피면서 파병안이 원만하게 처리되도록 노력하고있다.
<구동본기자, 임동석기자 dbkoo@sed.co.kr>